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윤욱재 기자] "저 혼자 한국시리즈 했죠"
한때 마운드를 호령했던 남자, 박명환이 돌아왔다. 박명환은 지난 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펼쳐진 넥센과의 경기에서 1425일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LG 시절이던 2010년 7월 10일 잠실 두산전에 나선 이후 처음으로 오른 마운드였다.
NC가 20-3으로 크게 이기던 9회초 마운드에 오른 박명환은 2사 만루 위기까지 몰렸지만 박병호를 삼진 아웃으로 잡고 1이닝 무실점으로 복귀전을 마쳤다.
다음날인 5일 마산구장에서 만난 박명환에게 소감을 물었을 때 본인의 감정을 말하는 것보다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물론 NC 구단에 고마움을 전하는 것이 먼저였다.
다음은 박명환과의 일문일답.
- 1425일 만에 복귀전을 가진 소감은.
"모든 게 감사할 뿐이다. 감독, 코치, 트레이너님들까지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도와주신 분들이 많았다. 사랑하는 가족에게도 고맙다. 이제 시작이다. 늦게 합류해서 해야 할 게 많다."
- 오랜만에 마운드에 올랐는데.
"나 혼자 한국시리즈 경기를 했다.(웃음) 4년 만에 등판해서 긴장도 했고 낯선 부분도 있었다. 감독님께서 계속 던지라고 하셨고 좋은 결과로 마무리되서 다행이다."
- 공에 대한 만족도는.
"스피드가 많이 나온 것 같다. 캠프 때나 2군 경기에서는 예전에 던진 슬라이더에 대한 감을 찾지 못했는데 어제 경기에서 그 느낌을 찾은 것 같다. 마지막에 삼진을 잡은 부분도 만족스럽다. 커브, 체인지업도 실험하고 던져야 하는데 아직 3~4개월 동안 시즌이 남았다. 배합을 잘 하면 괜찮을 것 같다."
-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잘 구사됐는데.
"내가 던지고 싶은 슬라이더를 그간 아파서 못 찾았는데 어제는 구속이나 떨어지는 각도 모두 마음에 들었다."
- 복귀까지 4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절실하고 간절한 경기였다. 마지막 만루 위기에서 밀어내기나 홈런이 나오는 것도 생각했지만 막아야 하는 생각이 강했다. 사실 야구를 놓을 뻔했다. 너무 지쳤고 두려웠다. 힘든 시간이었다. 방출도 한번 당했다. 감독님이 기회를 주지 않으셨다면 어제 등판도 없었다. NC에 들어오자마자 팀에서 관리를 많이 해주셨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아프지 않은 상태에서 던지면서 희망을 봤다. NC는 날 위해 많은 희생을 했다. 이젠 내가 희생할 차례다."
- 복귀하자마자 통산 1400탈삼진이란 기록을 세웠다.
"기록을 의식하진 않았다. 사실 통산 100승을 할 때는 의식을 많이 했었다. 이젠 나이가 있지 않은가. 부상 없이 마무리를 잘 하려고 이곳에 왔다."
- 오랜 기간 선발투수로 활약했지만 불펜투수로 변신했다. 손민한과 과정이 비슷한데.
"(손)민한이 형은 정말 재능을 타고난 선수다. 옆에서 따라하기도 하고 특히 멘탈은 배울 게 많다. 좋은 선배와 야구를 같이 해서 행복하다. 후배들에게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 NC가 현재까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직접 와서 보니 어떤가.
"타자들이 정말 잘 친다. 그런데 확실히 타구 비거리가 예전보다 많이 나가더라. 또 (이)호준이 형이 팀을 잘 이끌고 있다. 즐겁게 하자고 늘 얘기하고 선수들을 많이 웃겨준다. 가족적인 분위기다. 후배들은 선배를 잘 따르고 선배는 선배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잘 나가는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
[박명환. 사진 = NC 다이노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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