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임창용에게 무슨 일이.
삼성 임창용이 시즌 3번째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임창용은 5일 대구 KIA전서 ⅔이닝 3피안타 1볼넷 3실점했다. 2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한 것. 삼성은 결국 연장 접전 끝 패배를 추가했다. 시즌 초반 워낙 벌어둔 승수가 많아 패배 자체가 뼈 아픈 건 아니었다. 하지만, 마무리 임창용이 최근 자주 흔들리는 건 신경 쓰이는 대목.
임창용은 지난 5월 15일 대구 한화전서 한국 복귀 후 처음으로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이후 4경기 연속 세이브로 살아났다. 하지만, 22일 포항 롯데전서는 루이스 히메네스에게 투런포를 엊어맞는 등 아찔한 모습도 나왔다. 결국 27일 잠실 LG전서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하고 1실점하며 한국 복귀 후 첫 패전을 떠안았다. 28일과 29일 잠실 LG전서도 세이브를 추가했으나 아슬아슬했다. 지난 3일 대구 KIA전서 세이브를 추가했으나 결국 5일 경기서 3번째 블론세이브.
▲ 그래도 임창용은 임창용
임창용이 최근 좋지 않은 건 확실하다. 4월 평균자책점이 0이었으나 5월 3.38, 6월 16.2로 치솟았다. 하지만, 리그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임창용은 좋은 마무리다. 13세이브로 세이브 2위를 달리는 임창용은 WHIP도 1.23으로 1.14를 기록 중인 손승락(넥센)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15세이브로 선두를 달리는 손승락도 블론세이브 3개를 범했다. 손승락의 피안타율 0.240은 임창용의 0.209보다 오히려 높다.
무엇보다도 마무리투수에게 가장 좋지 않은 요소로 꼽히는 도망가는 피칭이 없다. 오히려 지나치게 정면승부를 하다 한 방을 얻어맞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최근 좋지 않은 흐름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피칭을 하는 건 고무적. 임창용은 한국 복귀 이후 지금까지 줄곧 직구 위주의 과감한 정면승부를 펼쳤다. NC 김경문 감독도 일전에 “창용이는 마운드에서 타자를 압도한다. 그 공격적 투구에 타자들이 위축된다”라고 했다. 이건 아무도 가르쳐줄 수 없는 마무리의 절대적 기본자세. 적어도 마무리로서 스스로 무너질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되는 이유다.
최근 직구 스피드가 딱히 떨어지진 않았다. 야쿠르트 시절처럼 160km대를 던지진 못한다. 하지만, 140km대 후반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2~3일 연투에도 이 스피드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승부처서 투구패턴 변화 혹은 임기응변 발휘로 얼마든지 타자들을 요리할 수 있다는 의미. 임창용은 여전히 임창용이다. 그 풍부한 경험은 시즌을 거듭하면서 저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 38세 베테랑을 위한 유비무환
한 투수출신 해설위원은 “임창용의 최근 공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라면서도 “간혹 너무 정직하게 승부하다 제구력이 흔들려 얻어맞을 때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임창용이 스스로 좋지 않은 결과에 위축되지만 않으면 된다”라면서도 “아무래도 베테랑이니 시즌 중반 체력 저하를 일으킬 가능성은 있다. 미리 대비를 잘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류중일 감독은 “임창용도 3일 연투까지는 된다”라고 했다. 하지만, 확실히 등판 간격이 좁으면 38세 투수에게 체력적으로 좋을 건 없다. 마무리 투수 특성상 등판 간격을 임의로 조절할 수 없다는 게 고민이다. 등판 간격을 최대한 넓게 하기 위해 세이브 상황에 임창용을 넣지 않는 것도 우스운 일. 결국 스스로 몸 관리를 잘 하는 수밖에 없다. 물론 임창용의 자기관리는 정평이 났다.
사실 삼성으로선 진작부터 각오한 일이기도 하다. 류 감독은 일전에 임창용과 오승환(한신)을 동시에 보유한다면 누구를 마무리로 쓰겠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류 감독은 고심 끝에 오승환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 오승환 특유의 안정감을 따를 자가 없다는 의미. 류 감독은 임창용 복귀가 확정된 직후에도 “임창용이 예전 임창용이 아니다. 매년 30세이브 이상 해줄 것이라고 기대해선 안 된다”라고 했다. 기대치를 낮췄다.
결국 삼성으로선 임창용이 현 상황서 더 많이 흔들릴 가능성에만 대비하면 된다. 사실 임창용 역할을 대체할 투수는 없다. 확실한 건 삼성 불펜진이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리그 최강이라는 점. 다시 말해서 임창용의 몫을 최대한 분담할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춰졌다는 의미. 삼성도, 임창용도 지금보다 나빠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 다만 최근 행보를 가볍게 받아들이기보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라는 신호로 보면 될 것 같다.
[임창용.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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