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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장동건이 영화 '우는 남자'에서 킬러로 변신했다. 그동안 남자 영화들로 자주 만나 온 장동건이지만 킬러 변신은 그에게도 도전이었다.
장동건은 "모든 남자 배우들이 마찬가지겠지만 한 번쯤은 킬러 액션영화를 하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렵기도 했다. 영화 '아저씨' 이전을 생각해 봐도 한국 영화 중 이런 영화가 만들어 진 게 없다. 설득력 있게 그리기 어려운 장면이다. 킬러라는 직업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현실성 없는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있기도 하다. 그러던 차에 이정범 감독님이 만든다고 해 신뢰감이 있었다. 해보고 싶은데도 '잘 될까'라는 생각이 있었다면, 그 지점을 해소해 주는 게 이정범 감독님이었다"고 밝혔다.
실제 그가 참석하는 사적 모임에서도 남자 배우들이 킬러 영화를 로망으로 꼽는다고. 장동건은 많은 남자 배우들이 '오션스 일레븐' 같은 영화를 동경하고, 누군가 설득력 있는 기획과 시나리오를 보여준다면 굉장히 많은 남배우들이 참여할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장동건은 많은 남자 배우들의 로망일 뿐 아니라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완벽히 소화해 내기 위해 액션 연습에 몸을 내던졌다. 약 4개월간 액션 훈련을 받았고, 미국에서 총기 훈련에 임하기도 했다.
그는 "처음 한 달은 '나이 들어서 괜한 걸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두 달 째 접어드니까 몸을 쓰는 것에 대한 재미가 생겼다. 촬영할 때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생각만큼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마이웨이'를 찍을 때보다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킬러 곤은 할리우드 액션 속에서 튀어나왔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액션 머신 같은 모습을 선보인다. 몸과 몸으로 맞부딪히는 액션은 물론, 총기 액션 역시 눈을 사로잡기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이정범 감독이 주문했던 것처럼 감정까지 녹여내 액션 그 이상의 액션을 선보인다.
장동건은 "영화 속에서 '곤이 어떻게 살아왔는가'는 소개되지 않는다. 어떻게 살아왔는가가 이 영화의 소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어렸을 때 버림받는 한 장면만으로 곤의 삶이 보여진다. 영화 속 장면은 없지만 그런 것들을 내 안에 채워 넣고 영화를 시작해야 하는 게 어려운 점이었다. 또 곤은 액션이 아니라 대부분 리액션이다. 그 외에는 정보를 모경(김민희)에게 전달해 주는 정도다. 그런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대사 톤도 과장되게 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한 때 곤의 파격적인 외형도 고민했었다고. 머리도 하얗게 염색하고 히피 같은 의상도 입어 봤지만 오히려 관객들에게 방해가 될 까봐 관객들의 시선을 빼앗지 않는 무난한 색의 옷과 헤어스타일 등을 선택했다. 그의 몸을 가득 채운 문신에도 곤의 삶이 녹아 있다. 'Asian Crack Whore' 등의 문구가 곤의 과거를 설명해 주는 단어들이다.
장동건은 "많은 사람들의 곤의 심경 변화를 죄책감에서 찾으려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 그 점도 있지만 곤을 움직이는 건 모성에 대한 발견이다. 자기 인생에 대한 반성과 후회인 것이다. 모경을 개인적으로 살려야겠다는 것 보다는 그 행위를 통해 자기 삶에 대한 회개를 하는 것"이라며 관객들을 위한 팁을 살짝 공개했다.
한편 '우는 남자'는 단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포기하며 살아가던 킬러 곤이 조직의 마지막 명령으로 타깃 모경을 만나, 임무와 죄책감 사이에서 갈등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장동건이 곤, 김민희가 모경 역을 맡았으며 영화 '아저씨'의 이정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배우 장동건.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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