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특별관리를 하는 거죠.”
넥센 염경엽 감독은 마무리훈련서 다음 시즌 1군서 활용할 선수들을 모두 결정한다. 개막 3개월째에 돌입했다. 당시 염 감독 구상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선발진 고민이 크다. 넥센 아킬레스건. 문성현 강윤구 오재영 등이 외국인 원투펀치를 보좌하는 그림이 최상의 시나리오, 하지만, 이들은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금민철과 하영민으로 힘겹게 버텨내는 실정.
선발진 부진이 넥센의 발목을 잡았다. 넥센은 5월 이후 보합세. 버티기 모드에 들어간 모양새. 타선의 힘이 워낙 좋지만, 장기레이스에선 결국 마운드 고민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염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6일 목동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염 감독은 “오재영과 문성현을 최상덕 코치에게 특별관리를 시켰다”라고 했다.
▲ 버티기 모드
염 감독은 “7월 이후가 승부처”라고 했다. 그때까지 5할승률로 버틴 뒤 7월 중순,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강공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것. 보통 순위다툼은 올스타브레이크 전후로 본격화된다. 올 시즌 역시 아직 승부수를 던진 팀은 없다. 염 감독 역시 버티기 모드에 들어갔다. 현실적으로도 치고 나갈 힘이 크지 않다. 선발진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 대량실점하면서 패배하는 패턴이 여전히 반복된다.
그냥 버티는 건 아니다. 승부수를 던질 때까지 힘을 모으는 작업에 돌입했다. 오재영과 문성현을 최 코치에게 특별관리시킨 건 의미가 있다. 두 사람은 2주째 특별관리에 돌입했다. 퓨처스 실전 경기도 뛰지 않는다. 염 감독은 “두 사람으로선 시즌을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스프링캠프서 시즌을 준비했던 것처럼 하나부터 다시 점검하기로 했다. 염 감독은 오재영과 문성현 개조작업을 마치는 시점이 승부수를 던지는 시점과 비슷해진다고 본다. “오재영, 문성현에 부상 중인 조상우도 그때 합류할 수 있다. 그 힘을 모아서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고 야심을 드러냈다.
▲ 심리치료 병행
그렇다면 시즌 승부처에 투입돼야 할 오재영과 문성현은 어떻게 특별관리를 받고 있는 것일까. 염 감독은 “기술적으로는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 부분적으로는 수정 작업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염 감독이 중점을 둔 부분은 심리적인 부분. 넥센 선발진이 강하지 않은 이유를 심리적인 면이 크다고 본 것.
염 감독은 “우리는 5년 전부터 심리치료사를 외부에서 고용해서 활용하고 있다”라고 했다. 넥센은 외부에서 스포츠심리학을 전공한 전문가를 오재영과 문성현에게 붙였다. 기술적 성장에 심리적 성장이 결합하면 넥센 선발진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봤다. 사실 메이저리그서는 이미 심리치료가 일반화됐다. 심리치료사가 코칭스탭 일원으로 합류해 선수단과 1년 내내 호흡한다. 심리치료의 효과로 큰 무대서 강인한 마인드를 보여준 선수도 많았다.
▲ 더 이상 특별관리는 없다
염 감독은 선발진 붕괴를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우리 투수들은 마무리훈련, 스프링캠프서 최선을 다했다.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내 잘못이 크다. 선수를 탓할 생각은 전혀 없다”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에도 2달 반 정도 힘겨운 시기가 있었다. 올해도 지금이 그런 시기”라고 덧붙였다. 염 감독은 최근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듯하다. 하지만, “감독으로서 이런 스트레스를 받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담담히 받아들였다.
염 감독은 요즘 느끼는 게 많다. “선수 육성과 관리가 중요하다. 준비가 제대로 돼야 육성을 시작할 수 있다”라고 했다. 최 코치의 오재영, 문성현 특별관리도 사실 전혀 예정에 없던 것이었다. 결국 염 감독은 현재 넥센 마운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근본적 배경이 자신이 준비를 제대로 못한 탓이라고 본다.
염 감독은 “오재영과 문성현의 특별관리가 끝난 뒤엔 또 다시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시도가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다른 선수들을 특별관리 시킬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분명하게 선을 그은 것. 더 이상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 최근 주춤한 넥센이 치밀하게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조용히 때를 기다린다.
[염경엽 감독(위), 오재영(가운데), 문성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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