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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이 시즌 7승째를 따냈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각) 2014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서 선발등판해 6이닝 8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7승(2패)째를 따냈다. 사실 류현진이 승리를 따냈다는 단순한 사실보다도, 어디서 승리를 따냈는지가 중요하다. 류현진은 ‘투수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필드서 퀼리티스타트를 수립하면서 승리를 거뒀다.
쿠어스필드는 메이저리그 30개 홈구장 중 가장 타자친화적이다. 규모는 좌측펜스 106m, 중앙펜스 126m, 우측펜스 107m. 쿠어스필드 크기가 작은 편이긴 해도 다른 구장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펜스 높이는 약 2.5m에서 4.3m. 그런데 이 구장 외야로 타구가 날아가면 홈런이나 장타가 나오는 경우가 잦다. 쿠어스필드 자체가 해발 1610m 고지대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공기 저항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일단 타구가 외야로 날아가면 멀리 뻗게 된다. 외야수가 수비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더구나 이날 날씨도 투수들에겐 불리했다. 바람이 외야로 불어나가면서 타구가 뜰 경우 낙구 지점을 포착하기가 어려운 환경이었기 때문. 쿠어스필드서는 맞춰잡는 피칭보다는 삼진능력이 좋은 완투형 투수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때문에 탈삼진 능력이 있는 류현진에게 한편으로 유리할 것이란 평가도 있었다. 아니면 철저하게 땅볼 유도가 필요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쿠어스필드에 등판할 기회가 있었으나 이날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쿠어스필드에서 경기를 치렀다. 그는 한국에서 뛰던 시절 타자 친화적 청주구장서도 좋은 투구를 한 경험이 있었다. 쿠어스필드라고 해서 흔들리지 않았다. 4회까지 매 이닝 주자 1~2명씩 출루시켰으나 고비마다 맞춰잡는 피칭을 해냈다. 사실 경기 초반 콜로라도 타자들이 류현진의 투구수를 늘리기 위해 철저하게 파울 커트 전략을 폈으나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류현진 역시 직구 최고구속은 144km로 예전에 비해 그리 많이 나온 편은 아니다.
결국 제구가 흔들렸다면 장타를 맞을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역시 류현진 제구는 좋았다. 경기운영능력도 정상급. 위기서는 직구로 승부했으나 주자가 없을 때는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구사했다. 포수 드류 부태라와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장면도 좋았다. 5회 유일한 삼자범퇴를 잡아낸 류현진은 6회 구위가 떨어지면서 홈런 포함 3안타를 맞아 2점을 내줬다. 그래도 쿠어스필드서 공 100개를 던져 6이닝 2실점을 기록한 건 의미가 크다.
류현진이 투수 무덤 쿠어스필드서 살아남았다. 역시 좋은 투수는 주변환경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게 드러났다. 원정 평균자책점도 0.96서 더 떨어졌다. 최근엔 홈에서도 점점 좋은 모습. 왜 그가 LA 다저스 압도적 3선발인지 다시 한번 입증됐다. 류현진의 시즌 7승은 그동안 메이저리그서 거둔 그 어떤 승리보다 뜻 깊었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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