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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feel)] ‘만 시간의 법칙’이란 말이 있다. 1일에 3시간씩, 일주일에 20시간, 10년간 노력하면 어떤 분야에서든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 3만 시간을 넘어, 아니 그보다 더 오래 정진해서 진정한 노래고수가 된 이가 있다. mnet ‘트로트 엑스’ 우승자인 나미애를 두고 하는 말이다. 30년 무명 설움과 생활고를 딛고, 그녀는 지난 6일 생방송이 된 ‘트로트 엑스’ 결승전에서 ‘내 하나의 사랑은 가고’를 불러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 나미애는 일반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7집 앨범까지 낸 어엿한 중견 가수이다. 특히 국민가수 이미자의 모창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미자의 정통 트로트와 인순이의 샤우팅 적 요소를 합쳐 놓은 듯한 파워풀한 창법이 인상적이다. 김수희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닮은 창법까지 구사할 수 있을 정도로 다재다능이기 때문에 이렇게 노래 잘하는 가수가 왜 못떴나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작고 아담한 체구에 일본의 국민가수 나무로 아미에를 닮은 동안 외모지만 그녀는 쉰이 넘은 나이까지 결혼도 미루고 노래에만 매진했다. 독학으로 음악을 익힌 그녀가 늦은 나이에 실용음악대학에 입학해 학업을 이어갈 정도로 열성적이기까지 하다.
그런 그녀가 ‘트로트 엑스’ 첫 방송에서 김추자의 ‘님의 먼곳에’를 폭발적인 가창력과 한(恨)의 정서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절창(絶唱)으로 시청자 심금을 울렸고, 나이를 무색케 하는 동안 외모와 30년 무명 가수임이 알려지면서 일약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사실 ‘트로트 엑스’라는 프로그램은 나이 든 세대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트로트의 대중화를 위해 기존 트로트에 록, 힙합, 댄스, EDM(일렉트로닉 댄스 음악) 등 다양한 장르가 결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버라이어티 쇼다. 그러나 나미애는 경연 기간 내내 정통 트로트를 고수하며 시청자와 심사위원을 사로잡았다. 달달한 겉치레보다는 트로트라는 장르 본질에 집중하며 진정성을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비주류인 트로트 음악을 오랫동안 하며 무명의 설움,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던 그녀는 자신의 심정을 노래에 정성껏 담아 듣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여온 것이다.
사실 트로트는 비슷한 리듬과 가창 방식, 비슷한 반짝이 의상이 고정관념으로 박히면서 저속한 장르로 여겨져 온 것이 사실이다. 중장년층 이상이 주로 찾는 노후된 장르라는 인식이 트로트라는 장르의 입지를 좁게 했고, 트로트 가수들을 주류 무대가 아닌 변두리로 내몰게 한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30년 무명을 딛고 마침내 대중에게 이름과 노래를 알린 나미애의 존재는 그 무엇보다 특별하다. 앞으로 “노래로 사람들과 소통하며 그들을 치유할 수 있도록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겠다”는 소감이 가슴을 울리며 와 닿는다.
트로트는 꺾어 넘어가는 창법처럼 굴곡 있는 인생을 극복해가는 한국인의 끈기가 담겨있다. 그걸 몸소 증명해낸 나미애가 이번 우승을 계기로 더 큰 가수로 성장해 대중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길 기대해본다. 또한 트로트라는 장르 또한 더욱 대중적인 사랑을 받길 기원해 본다.
[가수 나미애. 사진 = CJ E&M 제공]
허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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