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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상남자' 배우 김보성이 눈물을 보였다.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이 기뻐서가 아니었다. 내 성공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주는 친구의 의리 때문이었다.
9일 밤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현지로 함께 떠날 힐링전사를 모집하는 MC들의 모습을 담은 '브라질 월드컵' 특집 1편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 배우 안재욱과 김민종에 이어 세 번째 후보자로 출연한 것은 대세남 김보성이었다. 그는 첫 등장부터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의리", "성유으리"를 외쳐 MC들을 폭소케 했다.
개그우먼 이국주의 패러디를 시작으로 '의리'라는 표현이 컬트적인 인기를 얻으며 김보성은 일약 2014년 최고의 대세로 떠올랐지만, 사실 그가 '의리'를 외치기 시작한 것은 20년도 더 넘은 일이었다. 바로 그 '의리'가 세상의 인정을 받기까지 김보성은 수차례의 어려움을 겪어야했다. 김보성은 "김민종이 내가 같이 '힐링캠프'에 나오게 됐다는 말을 듣더니 '참 잘 됐다'고 좋아하더라. 그 말을 듣고 나니 눈물이 났다"며 의리남다운 방식으로 지난날을 추억했다.
또 "20년 동안 의리를 외치고 다녔는데, 이제 드디어 터졌다. 어찌된 일인가?"라는 MC 이경규의 물음에, 김보성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정말 기적 같은 일이다"며 "내가 생각하기에는 온 국민이 치유가 필요한 시기에 의리가 그런 역할을 한 것 같다. 정의를 향한 국민의 갈망이 의리로 폭발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김보성이 대세가 되기보다는 의리와 정의가 대세가 됐으면 한다"는 성숙한 생각을 털어놓기도 했다.
20분 남짓 진행된 김보성의 토크 중 눈길을 끈 한 마디는 "많은 프로그램으로부터 출연 제안이 들어오지만, 6월 스케줄은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을 우선으로 잡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이유는 축구가 지친 국민을 위로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이 어려운 일을 겪으며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지 않나. 내 생각에 축구는 그런 우리를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의리의 운동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보성은 대뜸 카메라를 바라보며 "태극전사들이여, 일어나라. 포효하라! 다시 한 번 감동의 눈물을 흘릴 수 있도록"이라며 국가대표 선수들을 향한 격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김보성이 20년 만에 대세로 떠오른 이유는 그의 과장된 행동이 대중에게 친근하고 코믹하게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4년 대중이 김보성을 찾게 된 더 큰 이유는 누군가를 믿는 것이 쉽지 않은 지금 시대에 우직한 그의 모습 속에서 진정성을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축구를 통해 국민이 위로 받았으면 한다는 의리남 김보성의 월드컵이 이제 3일 앞으로 다가왔다.
[배우 김보성.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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