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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잘 키운 딸 하나'를 통해 강해졌다"
SBS 일일드라마 '잘 키운 딸 하나'(극본 윤영미 연출 조영광)는 배우 박한별에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남장 여자였던 것은 물론 1인 2역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캐릭터가 입체적이었다. 극중 남장 여자 장은성이 여자 장하나가 되기까지 수많은 역경과 고난이 있었고, 일과 사랑, 가족 등 다양한 이야기가 박한별을 성장하게 만들었다.
박한별은 '잘 키운 딸 하나' 종영 후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잘 키운 딸하나'는 다른 드라마와는 완전 달랐다. 말이 일일드라마지 영화 몇 편 끝낸 느낌이다. 아직 끝난 것 같지 않아 시원섭섭한 느낌은 아니고 뭔가 기분이 몽글몽글하다. 온몸에 닭살이 돋고 표현을 못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한별이 '잘 키운 딸 하나'를 일일드라마 같지 않다고 한 데는 이유가 있다. 그만큼 힘들었고, 공들여 촬영했다. 그는 "일일드라마라는게 일상적인 대화를 많이 하고 밥 먹는 신이 많고 그렇지 않나. 근데 '잘 키운 딸 하나'는 그 흔한 밥 먹는 신 한 번 없었다. 대사도 일일드라마에 나올 수 없을 법했고 신과 내용 자체도 일일드라마스럽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실 일일드라마답지 않은 내용과 대사가 박한별에게 어려움을 줬지만 더 큰 부담은 자신이 중심이 됐다는 것이었다. 제목부터 잘 키운 딸 하나, 그녀의 이야기였다. 물론 다른 배우들과 함께 이야기를 이끌어 갔지만 시청자들이 박한별에게 거는 기대는 컸다.
박한별은 "되게 부담스러웠다. 왠지 드라마의 승패가 내게 달려 있는 것 같았다. 심지어 보통 작품 들어가면 그 한 캐릭터로 쭉 가는데 장하나는 그렇지 않았다"며 "적응할만 하면 계속 달라졌다. 외적인 것도 계속 달라졌고 심경 변화도 많았다. 어떤 캐릭터나 변화가 있겠지만 정말 많이 확확 달라졌다. 어려웠다면 어려웠고, 좋게 말하면 재밌었다"고 고백했다.
"사실 남장이 제일 부담되긴 했다. 여자처럼 보이면 안되니까. 근데 그것도 초반에만 그랬지 익숙해져서 하다 보니까 편하고 재밌었다. 정은성과 장하나는 같은 인물이지만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은성이 때는 목소리 톤이나 말투 같은 것 때문에 힘든건 있었지만 캐릭터 자체를 분석할 필요도 없었다. 성격이나 이런 것들이 박한별스러워서 굳이 분석하거나 이럴 필요가 없었다. 하나보다 은성이가 나와 훨씬 가까웠다. 그래서 더 정이 갔고, 너무 좋았다. 여자로 변할 때 '조금만 더 있다 여자 되면 안되겠냐. 난 지금 너무 좋은데'라고 했을 정도다."
정은성이란 캐릭터는 박한별과 비슷하기도 했지만 캐릭터 자체도 완벽했기에 박한별은 더 정을 느꼈다. 자립심 강하고 무엇이든 해낼 것 같은 믿음이 있었다. 통쾌하기도 했고 그래서 박한별은 더 애착을 가졌다. '은성이처럼 살아야지'라는 다짐을 했을 정도다. 그래서 박한별은 평소에도 정은성 같았다. 습관이 무섭다고 여자 장하나로 변했을 때 치마를 입은 채 다리를 벌리고 앉아 주위 배우들이 놀란 일도 있었다.
사실 '잘 키운 딸 하나' 촬영 일정은 힘들었다. 인간의 한계를 느낄 정도로 잠을 못 잤을 정도. 매 신이 힘을 줘야 하는 신이다 보니 정신적, 체력적 소모가 상당했다. 감독의 욕심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결과물을 보면 그 욕심이 이해 갔다. 때문에 힘들어도 뿌듯했고, 더 독해지게 됐다. 안그래도 강했던 정신력이 '잘 키운 딸 하나'를 통해 더 단단해졌다.
박한별은 "'잘 키운 딸 하나'를 통해 강해진 것 같다. 이 캐릭터가 단단하고 강해서 그런지 나도 진짜 강해진 것 같다. 원래 체력이 강하고 정신력이 강한 스타일이라 모든 것은 정신력이 이긴다고 느낀 삶이었는데 이번엔 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몸에 이상 반응이 오니까 확 느껴지더라. 별의별 병에 다 걸려봤다. 갑자기 너무 안 자면 혈이 막히는데 머리가 저리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좀 이상한 경험을 좀 많이 했다. 마지막엔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다. 근데도 '해야돼' 이런 생각이 들더라"며 "체력적으로 힘들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생각조차 안했을 정도로 빠져들었다. 진짜 내가 정은성이었고 내가 장하나였다. 정체성에 약간 혼란이 올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막장이라고 하는 분들도 일부 있지만 단지 권선징악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 세게 표현한 거다. 폭 넓은 시청자들을 이해시키기 위해서 단순하고 강하게, 세게 표현된 신들이 몇 번 있어서 그렇지 정말 훈훈한 드라마였다. 마지막엔 찡했다. 연기하면서 연기한게 아닌 느낌이었다. 대사 하나 하나 곱씹어서 생각하면 진짜 눈물 나고 감동스럽다.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잘 키운 딸 하나'는 내게 신의 한수다. 내게 이런 작품이 왔다는 것 자체도 신의 선물이다."
[배우 박한별.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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