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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톤' 조동인, 故조세래·정지영·김기덕이 알아본 젊은 피 (인터뷰)

시간2014-06-11 11:24:27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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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신예 조동인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세 번째 개봉작, 출연작으로 치자면 단 두 번째 작품 만에 자신의 존재감을 발산하며 충무로에 20대 젊은 피의 수혈을 예고한 것.

조동인은 영화 '스톤'에서 한국기원 연구생 출신으로, 천재적인 바둑 실력을 가졌지만 운이 따르지 않아 프로 입단에 실패하고 별다른 인생의 목표 없이 살아가는 20대 청년 민수 역을 맡아 배우 조동인의 얼굴을 각인 시켰다.

이번 영화에서 연기 고수 김뢰하, 박원상과 맞붙었음에도 흔들림 없는 존재감을 선보인 조동인은 "생각했던 것 보다 좋게 봐주셔서 다행인 것 같다"며 연기 호평에 쑥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호평 앞에 '신인'이라는 단어가 떼어진 채 오롯이 배우 조동인으로서 호평 받을 때를 고대하는 신인다운 포부도 내비쳤다.

조동인이 출연한 '스톤'은 인생을 첫수부터 다시 두고 싶은 남자 남해(김뢰하)와 인생의 첫수를 내려놓지 못한 남자 민수의 이야기를 바둑이라는 소재를 통해 그려낸 영화다. 조동인에 따르면 민수는 자신의 아버지이자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고 조세래 감독의 젊은 시절, 남해는 조세래 감독이 나이가 들었을 때 모습을 투영해낸 것이라고.

조동인은 "민수 자체가 연기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주변 분들도, 감독님도 그렇게 말을 했다. 오히려 표현을 하거나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연기가 배우 입장에서는 더 쉬울 수도 있는데, 절제를 요구하는 역할이다 보니 쉽지 않았다. 감정선도 애매했다. 감정을 많이 표출하고 싶은 장면에서도 감독님이 감정을 덜어내고 가는 걸 원하셨다. 그런 것들이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바둑에서 자신이 한수를 두고, 상대방이 다시 한수를 두는 것처럼 조동인과 조세래 감독도 각자 한수씩을 주고받았다. 조동인은 감독의 요구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절제했다. 또 본인의 판단 하에 감정을 분출하며 영화의 백미로 손꼽힐 만한 후반의 오열신을 완성해 냈다.

두 번째 작품에서 주연을 꿰차 물 오른 연기력을 선보인 조동인이지만 사실 영화를 촬영할 때는 영화 속에 녹아 있는 인생에 대해 피부로 느끼지 못했다고.

조동인은 "너무 경황이 없었고, 현장에 대한 스트레스와 부담감도 커서 내 것을 하기에 바빴다. 그래서 걱정이 됐다. 완성된 영화를 본 후에는 이 영화가 이런 강한 메시지를 주는구나 싶었고, 이 영화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됐다"며 "'지치지 말고 용기 있게 앞으로 나아가라'는 강렬한 메시지가 있다. 요즘 이 사회에 필요한 메시지인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사실 처음부터 조동인이 '스톤'의 주연으로 환영받은 것은 아니었다. 조세래 감독이 애초에 아들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쓰지 않았을 뿐더러, 그의 사진을 본 스태프들이 캐스팅을 반대했다. 하지만 20대 남배우 중 바둑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였던 데다 사진이 아닌 실물을 접한 스태프들이 그의 캐스팅을 반긴 덕에 민수 역을 꿰차게 됐다.

뿐만 아니다. 지난 1991년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1992년 '하얀 전쟁'을 각각 공동 각본, 공동 각색하며 춘사영화제 각본상과 대종상영화제 각색상을 수상한 유명 영화인 아버지를 뒀지만 배우가 되는 길 역시 일사천리는 아니었다. 18세 때 극단 '꼭두'에서 연기를 시작했고, 연기를 잘 하려면 한국의 역사와 문학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국문학과에 들어갔다.

이후 어차피 연기를 배울 것이라면 현장에서 배워보자는 생각에 민병진 감독의 '우리 이웃의 범죄' 연출부에 합류, 바닥부터 차근차근 영화판을 몸으로 체득했다. 결국 2011년 정지영 감독에게 발탁돼 '부러진 화살'로 영화계에 입문한 조동인은 '스톤'의 주연을 거쳐 김기덕 감독의 '일대일'까지 출연하며 신인답지 않은 필모그래피를 추가해 나갔다. 쟁쟁한 감독 그리고 이야기꾼들에게 연이어 발탁된 조동인이다.

조동인은 "'스톤'을 촬영할 때 느꼈던 행복으로 이 영화의 홍보에 임하고 있다"며 자신의 주연작이자 아버지의 데뷔작이자 유작인 '스톤'의 개봉에 대해 "감사하다. 개봉하는 것 자체에 대한 감사함이 크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미 존재감 강한 주연배우이자 감독으로서의 아버지를 이해하고 존경하는 어엿한 한 아들이었다.

한편 충무로에 조동인의 등장을 알린 영화 '스톤'은 프로 기사의 꿈을 접은 천재 아마추어 바둑 기사 민수와 조직 보스 남해가 만나면서 펼쳐지는 인생 아마추어들의 이야기를 세상에서 가장 공정한 승부라 불리는 바둑을 통해 그린 영화다. 조동인이 민수, 김뢰하가 남해, 박원상이 조직의 No.2 인걸 역으로 출연했다. 오는 12일 개봉.

[배우 조동인.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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