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요즘 따라 1번인 듯 1번 아닌 1번 같은 3번타자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다.
추신수는 1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3타수 무안타 2사사구(1볼넷 1사구) 1득점을 기록했다.
추신수의 출루율은 종전 3할 9푼 5리를 유지했으나 타율은 2할 6푼에서 2할 5푼 6리(207타수 53안타)까지 떨어졌다. 타율과 출루율 모두 정점을 찍었던 지난달 7일 콜로라도 원정 대비 1할 이상 떨어진 상태다.
6월 성적을 살펴보자. 타율 3푼 7리(27타수 1안타), 홈런 없이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그나마 출루율은 2할 9푼 7리로 타율보다 3할 가까이 높다. 굳이 따지자면 3번타자와는 거리가 먼 기록이다. 굳이 따지자면 슬럼프를 겪고 있는 1번타자 성적에 더 가깝다.
일반적으로 1번타자는 최대한 많이 출루하면서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국내 프로야구 1, 2번타자들은 "출루에 목적을 두고 매 타석에 들어선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1회를 제외하면 선두타자로 나서지 못할 수도 있지만 주자 없는 상황이라도 일단 출루만 한다면 상대 투수를 신경 쓰이게 할 수 있다. 일발 장타와 해결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154경기 타율 2할 8푼 5리 21홈런 54타점 107득점, 출루율 4할 2푼 3리를 기록한 지난해 추신수가 그랬다.
3번타자는 파워히터나 작전수행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아닌 타율이 높은 교타자 이미지가 강하다. 한 선수는 "3번타자는 팀이 필요할 때 해결해줘야 한다. 그만큼 해결 능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추신수는 올 시즌 3번타자로 나선 10경기에서 타율 1할 9푼 4리(36타수 7안타) 2홈런 5타점, 출루율 3할 1푼으로 1번에서의 성적(49경기 타율 0.269 4홈런 14타점 출루율 0.409)보다 좋지 않았다. 그나마 3할대 출루율로 '출루 본능'을 뽐냈다.
특히 최근 4경기 연속 3번 타자로 나섰는데, 17타수 무안타 2사사구 1타점 1득점이라는 최악의 성적만 남겼다. 2차례 출루도 11일 마이애미전 볼넷과 사구였다.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도 추신수의 자신 있는 스윙을 바랐다. 추신수는 지난 5일 볼티모어전서 3타수 무안타 2사사구를 기록했는데, 5-6으로 뒤진 9회말 무사 1루 상황서 6-4-3 병살타로 물러나 흐름을 끊고 말았다. 이날 경기 후 워싱턴 감독은 "추신수는 우리 팀 최고의 타자 중 하나다"며 "번트를 대는 것보다 자신 있게 스윙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슬럼프가 길어지니 스윙에 대한 자신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6경기 연속 삼진을 당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5월까지 2할 8푼 9리, 4할 1푼 2리였던 타율과 출루율은 어느새 2할 5푼 6리, 3할 9푼 5리까지 각각 3푼 3리, 1푼 7리 떨어졌다. 냉정히 말해 현재 추신수의 성적은 7년 1억 3천만 달러의 대형 FA 계약을 맺은 선수에 걸맞지 않다.
최근 계속해서 1번과 3번 타순을 오간 것도 타격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텍사스는 프린스 필더가 목 디스크, 미치 모어랜드가 발목 수술로 시즌 아웃되면서 라인업을 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과론이지만 2루수 이안 킨슬러(디트로이트 타이거즈)를 보낸 게 엄청난 치명타다.
그러면서 '리드오프'로 영입한 추신수가 최근 3번으로 나서고 있다. 3번을 친 경험이 있다고 해도 갑작스러운 타순 변화는 독이 될 수 있다. 붙박이 1번이던 시즌 중반 좋았던 기억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안타가 나오지 않는다고 조급해하기보다 어떻게든 출루하려는 모습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득이 될 수 있다. 요즘 따라 1번인 듯 1번 아닌 1번 같은 3번타자 추신수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추신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