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안정 속에 불안정 요소가 있다.
삼성과 NC가 완벽한 2강체제를 형성했다. 삼성과 NC는 지난 주말 두산과 한화에 2승1패를 거뒀다. 지난주 두 팀은 평행선 레이스를 했다. 지난주 일정 시작 전까지 2.5경기 차. 10일 삼성이 넥센과 비기고 NC가 두산을 잡은 뒤 11일 우천취소, 12일~13일 패배, 14일~15일 승리 등 5일 연속 같은 결과를 냈다. 그 결과 17일 현재 삼성이 NC에 2경기 앞섰다.
두 팀의 격차는 지난주 0.5경기 좁혀졌다. 두 팀이 체감하는 격차는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결과적으로 2강 체제는 더욱 굳건해졌다. 넥센(1승1패), 두산(2승3패)이 치고 올라오지 못했다. 롯데 역시 확 치고 올라온다는 느낌은 없다. 실제 이 팀들이 삼성과 NC만큼 경기력이 안정적이지 못하다. 때문에 당분간 2강체제가 지속될 것이라 보는 시선이 우세하다.
▲ 내부적 불안요소
아직 시즌은 반환점을 돌지 않았다. 2강의 꼭지점이 바뀔 것인지, 2강 체제 자체가 언제까지 쭉 이어질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조차 힘든 시점. 내부적인 변수가 있다. 그 변수들을 컨트롤하지 못할 경우 중위권 팀의 상승세와 맞물려 양강이 흔들리고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은 있다. 두 팀 역시 완벽한 전력은 아니다.
삼성과 NC는 지난 15일 장원삼과 테드 웨버가 나란히 1군에서 말소됐다. 둘 다 허리 통증이 이유. 복귀 시점은 알 수 없다. 두 사람은 선발야구 중심. 공백이 길어진다면, 그 공백을 메워내지 못한다면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강력한 공격력과 수비의 힘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할 역량을 갖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 NC의 경우 FA 손시헌과 이종욱 영입, 에릭 테임즈 가세와 박민우 나성범 성장 등으로 공격 효율성이 대단히 높아졌다.
또 하나의 아킬레스건은 불펜. 삼성 불펜은 6월 들어 확실히 불안하다. 이달만 안지만과 임창용이 각각 2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다행히 15일 경기서 두 사람은 2점 리드를 완벽하게 지켜냈다. 하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이들을 도와줘야 할 심창민 박근홍 차우찬 행보도 마찬가지. 이들은 필승조 경험이 안지만 임창용보다 적다. 때문에 임기응변에 대한 대처법을 지켜봐야 한다. 물론 삼성 특유의 불펜 효율적 관리 노하우는 있다. 후배들이 좋은 선배들의 노하우를 자연스럽게 체득하고 있고, 김태한 투수코치와 류중일 감독이 마운드 운영을 잘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타고투저 영향에 따라 불펜 투수들의 피로도가 높은 건 사실이다.
NC는 마무리 김진성과 원종현 홍성용 손민한 등 1군 2년차에 확실한 필승조 루틴을 만들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위압감이 크지는 않다. 경험이 부족하다. 한 여름을 온전히 버텨낼 수 있는지에 대해선 검증 받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이 “불펜이 불안하면 7~9회 아웃카운트 올라가는 게 더디기만 하다”라고 했는데, 빈 말이 아니다. NC로선 이 부분이 가장 걱정스럽다. 삼성만큼 마운드 대체자도 많지 않다. NC는 선발보다는 뒷문이 확실히 삼성보다 달린다. 때문에 두 팀이 접전을 벌일 경우 경기 막판 흐름에선 삼성이 미세하게 우세하다.
▲ 철저한 관리형 사령탑
이런 불안요소들을 잘 대비하고, 실질적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최대한 잘 극복한다면 두 팀의 양강 체제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도 류중일 감독과 김경문 감독이 철저한 관리형 사령탑이라는 게 인상적인 부분. 두 팀이 안정적으로 레이스를 펼칠 것이란 전망을 하는 결정적 배경. 김경문 감독은 두산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1년을 제외하곤 모두 5할승률을 거뒀다. 류중일 감독 역시 2011년 부임 이후 단 한 차례도 5할과 1위를 놓치지 않았다.
김 감독의 관리야구는 두산시절부터 검증이 됐다. 내부적인 변수를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최적화된 감독. 두산은 김 감독 시절 매 시즌 최강전력은 아니었다. 하지만, 2006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다는 게 유일한 흠이지만, 선수에 대한 안목과 키워내는 방법, 채찍과 당근 등을 통한 관리 등이 매우 뛰어나다. NC에선 신생팀 혹은 약체를 리빌딩하고 강호로 키워내는 수완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그 산물이 15일 창원 한화전서 거둔 600승.
김 감독은 시종일관 “삼성보다 많이 부족하다. 삼성의 힘은 대단하다”라고 했다. 삼성이 역전패를 거의 당하지 않고 경기 막판 심심찮게 역전승을 만들어내는 자체를 높게 평가한 적이 있다. 본래 김 감독은 좀처럼 자신감을 드러내지 않고 겸손한 측면이 있다. 이게 립 서비스인지, 진심인지는 앞으로 경기운영을 살펴보면 된다. 당장 이번 주말 홈 3연전 맞대결서 살펴볼 수 있다.
류중일 감독 역시 관리형 사령탑으로 성공했다. 특히 부상선수 관리는 9개구단 감독 중 최고 수준. 절대 아픈 선수를 무리시키지 않는다. 게다가 미리 백업 멤버를 충분히 준비시킨다. 이런 강점은 장기레이스서 경기력을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밑바탕. 극심한 선두다툼 속에서도 좀처럼 주전들을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는다.
올 시즌 역시 마찬가지. 삼성은 여전히 크고 작은 부상자가 있다. 절묘하게 선발멤버에서 제외하거나 경기 후반 교체 등으로 쉴 수 있는 틈을 준다. 최근 불펜이 흔들리지만 철저한 관리로 극복해나가고 있다. 그런 류 감독은 NC를 시즌 초부터 극도로 경계했다. 하지만, 지금까진 NC에 대비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진 않았다. 이번 주말 맞대결서도 무리한 총력전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아직은 승부처가 아니기 때문이다. 총력전을 펼쳤다가 패배할 경우 입는 데미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NC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과 NC의 행보는 매우 안정적이다. 하지만, 그 속에 불안정 요소도 있다. 그걸 잘 관리할 수 있는 역량도 있다. 그렇다면 결국 맞대결이 중요하다. 당장 이번주 주말서 한 팀이 스윕을 한다면, 양강구도는 깨지거나 꼭지점이 바뀌게 된다. 물론, 이번 3연전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잔여 맞대결 7경기가 있다. 아직 2강의 진정한 싸움은 시작되지 않았다. 지금은 변수 많은 평행선 구도다.
[삼성-NC 경기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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