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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솔직히 처음엔 제가 자랑스러웠습니다. 재벌가의 아들도 아니고, 학력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는데 이렇게 성공을 하다니. 마치 제가 세상을 다 바꿨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지나보니 제가 바꾼 건 세상 전체가 아니라 먼지 만큼 작은 아주 작은 세상이었습니다. (중략) 또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꿈꿔봅니다. 열심히 일하고 정직한 사람들이 성공하는 세상. 사람이 제일 소중한 가치가 되는 세상. 솔직히 지금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정직한 사람들이 뒤쳐지고, 사람보다 돈이 앞섭니다. 하지만 전 믿습니다. 반드시 옵니다. 그 꿈 같은 세상"
17일 밤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빅맨' 마지막회의 말미에 울려 퍼진 김지혁(강지환)의 연설은 큰 울림을 남겼다. 그 어느 때보다 통솔력 있고 사람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리더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고, 무엇보다 정직과 정의가 통하는 세상에 대한 갈망이 커진 탓이다.
16회에 걸쳐 마침표를 찍은 '빅맨'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불의나 살인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할 만큼 이기적이고 추악한 상위 1%로 그려진 재벌가 현성에 대항해 결국 정의를 이뤄낸 김지혁의 이야기였다. 단순히 '욕망', '복수'에만 그쳤던 다른 드라마에 비해 '빅맨'이 가졌던 차별점은 현대 사회에 필요한 '리더상'을 제시했다는 것에 있다. 자신의 심장을 노리는 강성욱(엄효섭)에 의해 현성가에 들어가게 된 지혁은 현성유통을 맡게 되고, 그 과정 속에서 인간적이며 서민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탁월한' 리더의 모습을 제시했다.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주고, '우리는 가족입니다'라는 모토 아래 회사를 경영하는 지혁의 모습은 우리들이 꿈꾸는 사회상을 잘 그려냈고, 절대 악인 현성가에 맞서 정의를 이뤄내는 '기지'는 통쾌함 마저 선사했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지혁이 꿈꾸고 바랐던 '정직과 성공이 이기는 세상', '사람이 우선되는 세상'을 꿈꿨으며 또 그를 위해 한 걸음 걸어갈 용기를 얻었다.
'빅맨'이 제시한 김지혁 같은 리더가, 그런 세상이 도래할까. 그럼에도 우리는 꿈 꿔본다.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빅맨'의 배우 강지환. 사진 = KBS 2TV 방송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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