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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용병술이 제대로 적중했다.
벨기에는 18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와의 H조 첫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빌모츠 감독의 후반 교체 카드가 제대로 적중했다.
초반은 좋지 않았다. 벨기에는 전반 공격에서 무려 24차례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했고, 슈팅은 8차례나 때렸다. 코너킥과 프리킥 상황에서도 조직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악셀 비첼의 중거리 슈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이마저도 알제리 골키퍼 라이스의 선방에 걸렸다. 설상가상으로 전반 25분에는 베르통헌의 반칙으로 내준 페널티킥이 실점으로 연결됐다. 일찌감치 걸어잠그기에 나선 알제리의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특히 이날 벨기에 윙백으로 나선 얀 베르통헌과 토비 알데르베이럴트 모두 전문 풀백이 아닌 센터백이다. 그러다 보니 역할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리 없었다. 알제리가 두터운 수비벽을 쌓다 보니 측면을 노려야 했던 벨기에로선 전문 풀백의 부재가 발목을 잡은 셈. 물론 베르통헌과 알데르베이럴트 모두 리그에서 풀백으로 나선 경험이 있지만 국가대항전은 달랐다.
그런데 교체 카드가 효과를 봤다. 다급해진 벨기에는 후반 20분 만에 교체 카드를 모두 소비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샤들리를 빼고 메르텐스를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후반 13분에는 원톱을 루카쿠 대신 디보크 오리지로 바꿨고, 20분에는 뎀벨레를 빼고 펠라이니를 투입했다. 곧이어 후반 21분 오리지가 1대1 상황에서 결정적인 슈팅을 때렸으나 이번에도 라이스의 선방에 막혔다. 슈퍼세이브였다. 하지만 교체 멤버들이 하나같이 괜찮은 움직임을 보인 건 분명 나쁘지 않은 조짐이었다.
두드리다 보니 열렸다. 벨기에는 후반 26분 데 브루잉의 크로스를 펠라이니가 머리로 받아넣어 1-1 동점을 이뤘다. 상대 수비와 공중전을 벌이던 펠라이니가 큰 키를 이용해 공을 머리에 갖다 댔고, 이는 그대로 알제리 골문에 빨려 들어갔다. 빌모츠 감독의 용병술이 제대로 적중한 순간.
기세가 오른 벨기에는 9분 뒤인 후반 35분 아자르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쇄도하던 메르텐스에게 짧은 패스를 연결했고, 메르텐스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빌모츠 감독이 후반 투입한 2명이 모두 골을 만들어내며 기대에 부응한 것. 이후 전의를 상실한 알제리를 더욱 거세게 몰아붙인 벨기에는 여유 있게 남은 시간을 보내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둘뿐만이 아니었다. 루카쿠 대신 원톱으로 나선 오리지도 결정적인 슈팅을 시도하며 상대 간담을 서늘케 했다. 공격의 활로를 뚫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야말로 빌모츠 감독의 용병술이 만들어낸 대역전극. 선수들은 격한 세리머니로 첫 승을 자축했다.
[펠라이니(왼쪽)와 메르텐스.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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