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예비엔트리 60명이 발표됐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줄곧 “이름값, 병역 필 유무를 떠난 실력”이라고 했다. 60인 속에 선수선발 원칙이 고스란히 투영됐다. 60명은 저마다의 경쟁력이 있다. 2차 예비엔트리, 최종엔트리 발탁은 그야말로 서바이벌 경쟁. 이들은 향후 2개월간 소속팀 일원으로서의 순위다툼뿐 아니라 장외서 태극마크를 향한 경쟁도 이어가게 됐다.
전투력만 보면 병역미필자 18인이 가장 높지 않을까. 이들은 병역 미필자라서 예비엔트리에 선발된 게 아니다. 올 시즌 활약이 좋아서 예비엔트리에 뽑혔다. 하지만, 이들의 올 시즌 활약 속에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이란 동기부여가 없을 순 없다. 올 시즌 병역 미필자들이 류중일 감독을 보면 90도로 인사를 하거나 절을 하는 등 애교작전을 펴는 걸 심심찮게 본 적이 있다. 그 역시 나름의 간절함을 표현한 것이다.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병역혜택도 없다. 하지만, 병역 미필자들에겐 자신의 야구인생이 걸린 문제다.
▲ 18명 분포는
팀으로 살펴보면 NC가 이재학 김태군 나성범 박민우 등 4명으로 병역 미필자를 예비엔트리에 가장 많이 올랐다. 두산이 이용찬 오재원 윤명준, KIA가 심동섭 안치홍 나지완 등 3명으로 그 다음으로 많다. 삼성 김상수 차우찬, 넥센 김민성 한현희, 롯데 손아섭 황재균 등 2명을 배출한 팀도 있다. 한화는 이태양, LG는 유원상, SK는 병역미필자를 단 1명도 예비엔트리에 포함하지 못했다.
포지션 별로 살펴보면 투수가 이재학 심동섭 차우찬 이용찬 윤명준 한현희 이태양 유원상 등 8명이다. 야수 10명 중에선 내야수가 박민우 안치홍 김상수 오재원 김민성 황재균 등 무려 6명이다. 외야수는 나성범 손아섭 등 2명. 그리고 지명타자 나지완, 포수 김태군으로 구성됐다. 투수와 내야수에 병역 미필자가 몰렸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서는 병역미필자 10명이 최종엔트리에 뽑혔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14명보다는 줄었지만, 확실히 비슷한 실력이면 병역 미필자가 대표팀 발탁에 우선 고려되는 건 사실. 이번에도 18명 병역미필자 중 절반 정도가 살아남을 경우 4년전과 수치가 비슷해진다. 역대 가장 적은 병역미필자가 포함된 대회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단 4명에 불과했다.
▲ 투수와 내야수, 험난한 경쟁 눈 앞
다시 말해서 투수와 내야수들이 가장 험난한 생존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의미. 이 포지션서도 기본적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는 병역 필 선수가 많다. 어차피 실력 순서로 뽑히는 대표팀. 2달간 병역 미필자들이 병역을 소화한 선수들을 실력으로 압도해야 한다. 2차 예비엔트리 발표 때 새롭게 들어오는 선수가 있다면 그들 역시 경쟁자다.
내야수의 경우 사실상 주전이 거의 정해졌다. 1루 박병호, 유격수 강정호는 사실상 확정적. 3루는 최정이 2차 예비명단에 들어올 경우 변수가 될 전망. 물론 최정이 향후 2개월간 성적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박민우 안치홍 오재원 등은 2루수를 놓고 정근우와 극심하게 경쟁할 전망이다. 류 감독은 야수의 경우 주력 좋은 멀티플레이어를 선호한다.
투수의 경우 여전히 류 감독이 확실한 세부 운영 원칙을 정하진 않았다. 선발투수를 4명 정도로 가져가면 중간계투는 5~6명으로 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재학 정도를 제외하면 병역 미필자들은 대부분 불펜 요원들. 극심한 경쟁으로 서로를 떨어뜨려야 한다. 류 감독은 투수의 경우 볼 빠른 선수를 선호한다. 컨트롤 투수보단 볼이 조금이라도 빠르면 대표팀 승선 확률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병역 미필자들은 향후 2개월간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면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의 문이 열린다. 같은 팀 선수들끼리 엔트리 경쟁을 벌일지도 모르는 엄청난 서바이벌 경쟁. 당분간 국내야구를 보는 재미가 2배로 늘어날 것 같다.
[예비엔트리에 포함된 병역미필자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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