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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전반과 후반이 180도 다른 경기였다. 전반은 알제리 바히드 할리호지치 감독의 승리였고, 후반은 마르크 빌모츠 감독의 승리였다.
벨기에는 18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서 열린 알제리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첫 경기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알제리가 전반 25분 페굴리의 페널티킥으로 앞서갔지만 후반 25분과 35분 펠라이니, 메르텐스의 연속골로 벨기에가 경기를 뒤집었다.
● 전반전 : 알제리가 보여준 ‘벨기에 봉쇄법’
우리가 알던 알제리가 아니었다. 당초 알제리는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약한 팀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적어도 69분까지 알제리는 퍼펙트 디펜스를 보여줬다. 할리호지치 감독의 작전은 이랬다.
① 수비라인을 내렸고 공격-중원-수비 사이의 간격을 좁혔다. 특히 중원과 수비를 마치 두 대의 버스를 세워둔 것처럼 배치해 벨기에 공격수들의 페널티박스 안 진입을 차단했다. 그리고 메자니를 그 사이에 배치해 중원과 포백 사이의 빈틈마저 지웠다.
② 중원에 포진한 타이데르-벤탈렙-메자니의 포지셔닝은 완벽에 가까웠다. 샤들리, 뎀벨레, 데 브루잉, 아자르의 포지션 체인지에 흔들리지 않았다. 그 중 메자니는 측면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아자르를 집중 견제했다. 이때 알제리는 후방에 있는 비첼에 대한 압박을 강하게 두지 않았는데, 비첼이 2~3차례 노마크 상황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때릴 수 있었던 이유다.
③ 공격은 굴람을 이용했다. 굴람은 벨기에의 우측날개로 출전한 데 브루잉이 자주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생긴 공간을 파고들었다. 전반 25분 페널티킥을 만든 장면이 대표적이다. 순간적으로 벨기에의 진영이 좌측으로 쏠렸고 굴람이 편하게 전방으로 전진했다. 동시에 페굴리는 스피드로 베르통헌을 제압했고 그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 후반전 : 메르텐스&펠라이니, 경기 바꿨다
전반에 알제리에게 혼쭐난 빌모츠 감독은 자신의 실수를 재빨리 수정했다. 빌모츠는 후반에 3장의 교체카드를 모두 사용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모두 적중했고 벨기에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① 가장 먼저 빌모츠는 후반 시작과 함께 샤들리를 빼고 메르텐스를 투입해 측면의 폭을 넓혔다. 전반에 벨기에는 측면 날개(아자르, 데 브루잉)가 모두 안쪽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을 보였는데, 그로인해 알제리는 보다 쉽게 벨기에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다. 이 점을 해결하기 위해 빌모츠는 메르텐스를 우측에 배치했고 데 브루잉을 중앙으로 이동시켰다. 메르텐스의 투입은 크게 두 가지 효과를 가져왔다. 첫째 알제리 포백의 간격을 넓혔고, 둘째 굴람의 전진을 막았다.
② 메르텐스를 통해 분위기가 살아나자 빌모츠는 오리지, 펠라이니를 잇달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특히 펠라이니 카드가 주효했다. 뎀벨레 대신 들어온 펠라이니는 최전방 원톱처럼 움직였다. 오리지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제공권 싸움을 시도했고 후반 25분 데 브루잉의 크로스를 강한 헤딩으로 꽂아 넣었다. 체력이 떨어진 알제리 중앙수비가 펠라이니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③ 벨기에가 2-1로 역전하면서 알제리의 균형은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체력저하가 가장 컸다. 중원에서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준 메자니는 경기 도중 쥐가 났고, 다른 선수들의 활동량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결국 무리하게 공격에 나선 알제리는 페굴리가 볼을 빼앗겼고, 이어진 역습 상황서 벨기에의 메트텐스에게 쐐기골을 얻어맞으며 무릎을 꿇었다.
[그래픽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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