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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슈팅은 없었다. 하지만 박주영(아스날)의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다. 남은 경기를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박주영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1차전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원톱으로 선발 출장, 후반 11분 이근호와 교체될 때까지 56분간 총 5.8km를 뛰며 14차례 패스를 성공시켰다. 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박주영은 '뜨거운 감자'였다. 대표팀 발탁 당시부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소속팀에서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했음에도 홍명보 감독은 그를 선발했다. 원칙은 무참히 깨졌다. 그리고 박주영은 튀니지, 가나와의 2차례 평가전에서 무기력했다. 슈팅 시도는 단 2개였다. 명색이 대표팀 스트라이커인데 존재감이 미미하다못해 전무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박주영을 믿었다. 본선 첫 경기인 러시아전 원톱으로 내세웠다. 어찌 보면 예견된 결과였다. 기대와 우려가 반반이었다. 응답해야 했다.
박주영은 전반 45분 동안 5.05km를 질주하며 10차례 패스를 성공시켰다. 슈팅은 하나도 없었지만 전반 39분 절묘한 가슴 트래핑으로 손흥민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전반 9분에는 이청용의 기막힌 패스를 받기 위해 침투하는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줬고, 간혹 하프라인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기도 했다. 비록 슈팅은 없었지만 전반 움직임은 충분히 합격점을 줄 만했다.
후반 들어 4차례 패스를 성공시켰지만 기다렸던 슈팅은 나오지 않았다. 활발하게 움직였지만 큰 소득은 없었다. 결국 홍 감독은 후반 11분 박주영을 빼고 이근호를 투입했다. 이근호는 후반 23분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행운이 깃든 선제골을 작렬했다.
경기는 1-1로 끝났다. 박주영이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건 옥에 티다. 하지만 기회를 만들어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러시아의 장신 수비벽에 막힌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볼 없는 상황에서도 존재감을 어필하고자 했다. 긍정적인 신호다. 박주영은 슈팅 기회만 찾아온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이날의 움직임이라면 앞으로를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박주영. 사진 = 쿠이아바(브라질)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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