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역사 속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제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자라도 혼자서는 대업을 이룰 수 없다. ‘킹’이 있다면 분명 그 옆에는 ‘킹메이커’가 있다. 마찬가지로 조력자가 없다면 ‘빅맨’ 또한 탄생할 수 없다.
17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빅맨’(극본 최진원 연출 지영수)은 이러한 진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천애고아로 태어나 가진 것 하나 없는 시장 골목 양아치 김지혁(강지환)에게 유일한 보물은 사람이었다. 현성그룹의 계략에 빠져 숱한 위기를 겪으면서도 그를 구해준 건 모두 친구이자 가족이었다.
현성그룹 재벌가의 심장 강탈 계략으로 지혁은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 했다. 그러나 엉겁결에 사장이 된 후에도 지혁은 자신에게 가족이 생겼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싱글벙글 웃을 수 있었다. 그 누구보다 가족을 믿었고, 그들을 위해서라면 범법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동생이라 여겼던 강동석(최다니엘)을 지키기 위해 거짓으로 자신의 죄를 자백하기도 했다. 감옥에 들어가서도 그는 이 모든 것이 가족을 지킬 수 있는 길이라 여겼다.
그러나 이내 지혁이 알고 있던 모든 사실이 거짓이었음이 들통났다. 여기에 시장 사람들이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고, 지혁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가족처럼 여겼던 시장 사람들에게 마저 버림받은 지혁은 그저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다. 그러나 다시 그의 어깨를 잡아준 건 스스럼 없이 어머니라 부르던 홍달숙(송옥숙)과 자신을 그토록 믿고 따르던 동생 양대섭(정태성)이었다.
툭툭 털고 일어난 지혁은 어떻게든 다시 현성유통의 사장이 되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조화수(장항선)로부터 목숨의 위협을 받기도 했지만 오로지 시장 사람들을 살리겠다는 일념 뿐이었다. 그리고 현성유통 직원들과 시장 사람들 모두 지혁에게 무한 신뢰를 보내며 그를 진정한 사장으로 추대했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를 믿고 따른 것은 아니었지만, 지혁은 스스로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그들을 품었다.
지혁과 대척점에 서서 돈이 최고라고 믿고 있던 강동석. 그는 지혁의 가장 큰 자산인 사람을 뻬앗으려 했다. 돈으로 사람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미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던 지혁의 사람들은 더 이상 유혹에 흔들리지 않았다. 동석은 종교보다 철저하게 믿었던 돈에 의해 역습을 당했다. 돈 뿐 아니라, 철저하게 자신의 수하라고 믿고 있던 이에게, 또 자신이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이에게도 뒤통수를 맞았다. 강동석에게는 사람도 신뢰도 그리고 사랑까지 남은 것이 없었다.
‘우리는 가족입니다’라는 사훈을 마치 자신의 신념처럼 품고 사는 지혁은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이 시대의 리더가 그 빛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그 리더를 뒷받침할 누군가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빅맨’은 마지막까지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시청자들에게 부각시켰다. 명예도 돈도 한때일 뿐, 결국 남는 건 사람이다. 결국은 사람이다.
[KBS 2TV 월화드라마 '빅맨' 현장 스틸. 사진 = 김종학프로덕션 KBS미디어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