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누군가에게는 희망이자 꿈이 된 사람. 다른 사람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 모든 비난도 감수하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으며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일하는 사람. 우리가 원하는 리더는 어쩌면 인간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현실에선 이런 사람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빅맨' 속 강지환이 연기한 김지혁을 보며 시청자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KBS 2TV 월화드라마 '빅맨'(극본 최진원 연출 지영수)에서 늘 사고만 치고 다니며 밑바닥 삶을 전전하던 김지혁(강지환). 비록 현성그룹 회장가의 계략에 빠져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그 누구보다 자신의 가족들을 소중히 했고, 시장 사람들을 가족처럼 여기며 아꼈다. 여기에 사고로 죽은 비정규직 직원의 가족에게 자신의 월급까지 선뜻 내어주기도 했고, 사장이라는 직책에 어울리지 않는 적극성을 보이며 귀감이 되기도 했다.
지혁에게는 한 가지 버릴 수 없는 신념이 있었다. '사람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에게 사람은 언제나 첫째였고, 전부였다. 돈 따위는 절대로 우선순위가 될 수 없었다. 사람이 살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고,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돈이 있는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사람들을 믿고 위험한 일도 감수할 수 있었고, 부조리한 현실과 맞설 수 있었다. 그러나 간혹 그런 깊은 믿음 탓에 예상치 못한 화를 당하기도 했다.
믿었던 사람의 배신. 그럼에도 지혁은 이들을 품었다. 또 사람이 중요하다는 신념 아래 적으로 있던 이들까지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가 잘생겨서도, 돈이 많아서도 아니다. 먼저 손을 내밀고 신뢰를 보여줬기에 상대방 역시 마음을 열 수 있었다. 손자가 밝힌 리더의 덕목 중 지혁은 신(信)과 인(仁), 그리고 용(勇)을 지니고 있었다. 부하를 아끼고(인) 신뢰와 믿음(신)을 보내며 책임을 다하기 위해 물러서지 않았다(용).
돈이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강동석(최다니엘)은 결국 돈으로는 누군가의 신뢰와 존경을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자신을 믿고 따르는 자가 없는 사람은 절대 리더가 될 수 없다. 리더는 혼자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힘을 합쳐야 하고, 누군가가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지니고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
진정한 리더의 부재가 여실히 느껴지는 요즘, '빅맨'은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진한 울림을 선사한다. 정말 김지혁같은 리더는 우리 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것일까. '빅맨'은 리더의 이상향을 제시하며 다시금 우리에게 진짜 리더의 모습은 이런 것이다라는 걸 상기시켜줬다.
[KBS 2TV 월화드라마 '빅맨'에서 김지혁을 연기한 강지환. 사진 = KBS 방송 화면 캡처]
장영준 digou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