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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예지문어, 배거슨, 돌직구 테리우스가 만난다면.
2014 브라질월드컵 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장외경기인 방송 3사의 중계 전쟁도 시청자들에게 축구를 보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각 방송사는 월드컵 개막 전부터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캐스터, 해설위원들을 노출시켰고, 소탈한 모습부터 영웅으로 부각시키기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었다.
하지만 역시나 이들의 모습은 실제 중계에서 빛을 발했다. KBS는 조우종 캐스터와 이영표 김남일 해설위원, MBC는 김성주 캐스터와 안정환 송종국 해설위원, SBS는 배성재 캐스터와 차범근 차두리 해설위원이 메인 중계진으로 대한민국 H조 조별리그 중계를 맡은 가운데, 18일(한국시각) 한국과 러시아 경기에서 각자 특급입담을 과시했다.
특히 이날 중계 이후 KBS는 '예언문어' 이영표, SBS는 모터달린 입담신 배성재, MBC는 어록제조기 안정환이 주목을 받으며 각 방송사마다 확고한 캐릭터를 보였다. 방송 이후 다수의 시청자들은 "이영표와 배성재, 안정환이 함께 중계를 한다면 레전드 중계가 탄생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러시아전에서 이영표는 예지력이 또 한 번 발동돼 "제가 뭐라 그랬습니까!"라며 자신의 예지력을 운이 아닌 실력으로 검증했다. 또 배성재는 이근호의 골에 "정말 기가막힌 골입니다"라며 "역시 러시아는 산유국입니다. 기름손 골키퍼의 손에 미끄덩하고 골이 들어갔습니다"고 재치있는 입담을 과시했다. 안정환은 대한민국에 환호를 이끌어낸 이근호에 "때땡큐"라며 누구보다도 크게 기뻐했다.
실제로 이들이 같은 중계석에서 호흡을 맞춘다면 어떨까. 우선 이영표 안정환 해설위원과 배성재 캐스터로 이뤄져, 2해설위원 1캐스터라는 구색은 갖춰진다. 스페인의 몰락과 일본 대 코트디부아르 경기의 스코어에 이어 이근호의 선제골까지 정확히 맞힌 이영표의 예지력과 빠른 해설에도 말 한 번 더듬지 않는 '배거슨' 배성재의 만남은 정확도와 안정성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안정환의 해설은 화룡점정이다.
안정환은 앞서 평가전에서 선수들을 향해 "늦어요", "그라운드 안에 감독이 없어요" 등의 돌직구 멘트로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안정환은 현재 그라운드를 뛰고 있는 선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선배로서, 해설위원으로서, 그리고 한 명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진심을 다해 중계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각 방송사는 저마다 특유의 장점을 내세워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입장에선 기분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이 아닌 또 하나의 재미로 다가오고 있다. 이영표와 배성재, 안정환이 함께 중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각기 다른 매력의 방송 3사 중계진에 시청자들은 즐겁기만 하다.
[이영표 배성재 안정환(위, 왼쪽부터), MBC, KBS, SBS 2014 브라질월드컵 중계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SBS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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