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인가.
한화 이글스 우완투수 이태양의 호투쇼가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대로라면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승선도 꿈이 아니다.
이태양은 22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개인 최다인 120구를 던지며 8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타선 지원 부족으로 3승에는 실패했지만 6월 4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하며 팀 선발진의 주축임을 입증했다. 이전 등판인 13일 NC전서 7개나 내줬던 사사구를 이번에는 절반 이하로 줄였다. 게다가 올 시즌 처음으로 5일 이상 쉬고 경기에 나섰는데,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이태양의 6월 4경기 성적은 2승 1패 평균자책점 2.28(27⅔이닝 7자책). 피안타율은 2할 2푼에 불과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57(로 리그 7위, 규정이닝을 채운 토종 선발투수 중에는 김광현, 윤성환, 양현종에 이어 4위. 지난해까지 32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6.46(62⅔이닝 45자책)에 그쳤던 그가 어마어마한 발전을 이뤄냈다. 시즌 피안타율(0.247)과 WHIP(1.24)는 리그 3위.
시즌 초반만 해도 선발과 구원을 오가던 이태양은 지난달 9일 KIA전 7⅓이닝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발판 삼아 붙박이 선발로 자리매김했다. 무엇보다 선발로 나선 최근 8경기 중 6경기에서 6이닝 이상 소화하며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이 가운데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만 5차례. 명실상부 한화 마운드의 주축이다.
지난해 140km 초반에 형성되던 직구 구속이 148km까지 올라왔고, 슬라이더와 포크볼 등 변화구의 각도 무척 예리해졌다. 올해 초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당시 2군에 내려가기도 했지만 실망하지 않았다. 그 기간에 릴리스포인트를 몸에 확실히 익혔다. 포크볼도 힘을 빼고 던지니 위력이 배가됐다.
지난해 말 인터뷰에서 "꼭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겠다"던 당찬 소년은 이제 한화의 에이스가 됐다. 김응용 한화 감독도 "이태양이 에이스다"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올 시즌 가장 좋지 않았던 지난달 27일 NC전(3이닝 10피안타 7실점) 다음날도 "맞는 날도 있죠"라며 빨리 잊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는데, 이후 4경기에서 눈부신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이태양은 올 시즌 활약을 인정받아 9월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도 뽑혔다. 지난 16일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가 발표한 아시안게임 1차 예비 엔트리 60명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 지금의 흐름을 이어간다면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우완 선발요원이 부족한 대표팀 상황을 봐도 이태양은 분명 매력적인 존재다.
1차 엔트리 명단만 놓고 보면 우완 선발요원은 이태양을 비롯해 윤성환 배영수(이상 삼성), 류제국 우규민(이상 LG), 송승준(롯데), 채병용(SK), 이재학(NC)까지 총 8명. 이 가운데 3점대 평균자책점은 이태양과 윤성환(3.48), 이재학(3.63)까지 3명뿐이다. 확실히 눈에 띄는 성적이다. 지금의 흐름을 이어간다면 최종 엔트리에 들지 말란 법도 없다.
발전 속도는 그야말로 '광속'이다. 김 감독도 이태양 얘기만 나오면 함박웃음을 짓는다. 이태양이 존재감을 보여주기 시작한 지난달 중순에는 "제일 믿음직하지 않느냐"고 칭찬했고, 이제는 "우리 팀 에이스"라며 무한 신뢰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올 시즌 이태양만큼 활약 중인 우완 선발 요원은 리그에 많지 않다. 극심한 타고투저 시대에도 꾸준하다는 점은 상당한 메리트다. 이태양이 '대한민국의 태양'으로 더 높이 떠오를지 한번 지켜볼 일이다.
[한화 이글스 이태양.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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