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고질적 수비문제 다 터졌다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결국 우려하던 고질적인 수비문제가 다 터지며 무너졌다.

대한민국은 23일 새벽(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 에스타디오 베이라히우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 알제리와의 경기에서 시종일관 밀리며 2-4로 패했다.

이날 경기 실점 장면은 모두 홍명보호 출범 후 나타났던 고질적인 수비문제가 반복되며 발생했다.

우선 전반 26분 첫 번째 실점 장면에서 중앙수비수 홍정호와 김영권은 일단 알제리 후방에서 메자니가 올린 롱패스를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다. 이어 두 선수 사이를 파고들던 슬리마니를 스피드에서 당하지 못해 전혀 제지하지 못하며 손쉽게 실점을 내줬다.

마치 지난달 28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44분 다우아디에게 실점을 허용했던 장면과 판박이였다.

두 번째 실점 장면은 홍명보호 출범 후 계속됐던 고질적인 세트피스 실점 상황의 재현이었다. 전반 26분 실점한 뒤 우왕좌왕하던 대표팀 선수들은 2분 뒤 코너킥을 내줬다.

이 때 자부가 코너킥을 올렸고 페널티 박스 안에서 김영권이 자신의 마크맨이던 할리시를 완전히 놓치며 단독 헤딩 기회를 내줬다. 결국 할리시는 자유로운 상황에서 헤딩 슈팅으로 연결하며 추가골을 터뜨렸다.

월드컵 이전 수차례 평가전에서 나왔던 세트 피스 상황에서의 실점 장면이 그대로 다시 실전에서도 나타난 것이다.

세 번째 실점 장면은 첫 번째 실점 장면과 거의 유사했다. 전반 38분 또 다시 후방에서 올라온 롱패스를 홍정호와 김영권이 겹치며 제대로 헤딩 클리어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 때 페널티 박스 왼쪽에 있던 슬리마니에게 이용과 김영권, 홍정호 세 선수가 몰렸고, 그 사이 뒤에 있던 자부를 완전히 놓쳤다.

볼을 잡은 슬리마니는 자부에게 어시스트를 했고, 자부는 가볍게 득점에 성공했다. 홍정호가 자부를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 슬리마니를 막으러 가는 판단 착오가 나오며 자부가 노마크 상태로 있었다.

후반 17분 네 번째 브라히미에게 실점을 당할 때도 어시스트를 줬던 페굴리를 중원에서 기성용과 한국영 등이 전혀 막아내지 못했다. 브라히미에게 패스가 연결되지 않도록 중간에서 차단을 해야 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으며 브라히미에게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결국 이날 전반전에 실점한 세 번의 상황 모두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수비문제였지만, 이를 충분히 고치지 못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우리의 약점을 알고도 당한 홍명보호였다.

[대한민국 선수들이 23일 새벽(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 에스타디오 베이라히우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2차전 한국 vs 알제리 경기에서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 = 포르투 알레그리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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