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각성' 한국 공격진, 전반엔 어디서 뭘 했나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안 풀려도 너무 안 풀렸다. 전반부터 제대로 꼬였다. 후반 들어 힘을 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었다.

한국은 23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 에스타디오 베이라히우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와의 H조 조별리그 2차전서 2-4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전적 1무 1패(승점 1), 골득실 -2로 H조 최하위에 처졌다. 필승 각오로 나섰지만 소득은 없었다.

4골을 헌납한 수비진도 문제였지만 공격진도 할 말은 없었다. 전반 내내 단 하나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하고 알제리에 끌려다녔다. 원톱으로 나선 박주영은 슈팅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후반 12분 김신욱과 교체됐다. 전반 내내 슈팅은커녕 이렇다할 공격 기회조차 만들어내지 못한 한국 공격진이다.

야신 브라히미와 술리마니, 페굴리 등을 앞세워 슈팅을 13개나 때린 알제리와 대조됐다. 전반부터 기선을 제압당한 탓에 일찌감치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전반 막판에는 '멘탈 붕괴'에 빠진 듯 움직임도 둔해졌다. 평범한 패스조차 받아내지 못했다.

후반 들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는 듯했다. 후반 5분 기성용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손흥민이 왼발 슈팅으로 첫 득점을 만들어냈다. 자신의 월드컵 데뷔골. 그야말로 혼자 뛰어다니며 만들어낸 골이었다. 이후에도 손흥민의 움직임은 괜찮았다. 전반과는 확 달라졌다. 후반 15분에는 기성용이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 간담을 서늘케 했다.

하지만 후반 27분 알제리 브라히미에 4번째 골을 허용하며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근호의 패스를 이어받은 구자철이 2번째 골을 터트리며 희망을 살리는 듯했지만 시간이 많지 않았다.

홍 감독은 김신욱과 이근호, 지동원까지 공격수 3명을 투입하며 마지막 반격을 노렸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후반 점유율에서 월등히 앞섰고, 위협적인 장면도 더 많이 만들어냈지만 3점까지 벌어진 격차를 뒤집긴 역부족이었다.

분명 후반 움직임은 괜찮았다. 후반 슈팅 수에서 7-2로 알제리에 앞섰다. 하지만 전반을 완전히 지배당한 대가는 너무나 컸다. 필승 각오로 나섰던 알제리전에서 승점을 한 점도 얻지 못한 채 돌아섰다. 뒤늦은 각성은 소용이 없었다.

[한국 선수들이 실점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 = 포르투 알레그리(브라질)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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