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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한민국 국민의 먹먹한 가슴을 달래줬다.
6월 23일(한국시각). 대한민국에 특별한 날이다. 이날 오전 4시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알제리와 2014 FIFA 브라질월드컵 H조 2차전을 치르는 동시에 5시부터 LA 다저스 류현진의 선발등판 경기가 진행됐다. 류현진은 이날 샌디에이고 원정경기서 시즌 9승에 도전하는 일정. 한국 국민은 내심 축구대표팀과 류현진의 동반 승리를 바랐다.
최상의 결과는 아니었다. 축구대표팀은 내분 조짐이 보이던 알제리에 승리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으나 전반에만 3골을 내주는 등 졸전 끝에 2-4로 완패했다. 새벽에 졸린 눈을 비비고 TV 전원을 켜거나, 새벽부터 거리에 나가서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친 국민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무겁게 만든 패배였다. 한국은 벨기에와의 최종전서 대승하지 않으면 16강 진출을 할 수 없다. 자력 16강 진출이 불가능해진 상황.
그러나 대한민국에는 작지만, 큰 위안거리도 있었다. 류현진의 9승 소식이다. 류현진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6이닝동안 94개의 공을 던져 6이닝 4피안타 2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시즌 9승(3패)째를 따냈다. 평균자책점도 3.18서 3.06으로 낮췄다. 12일 신시내티전서 6이닝 6피안타 4실점 패전을 당한 뒤 최근 2연승.
류현진은 류현진스러웠다. 투수 친화적 구장 펫코파크서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샌디에이고 타선을 압도했다. 3회까지 단 1명의 타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직구보다는 체인지업 위주의 볼배합이 돋보였다. 그러다 4회 이후 타순이 한 바퀴 돌자 직구 비중을 서서히 높였다. 류현진 직구는 92~93마일 사이에서 형성됐다. 특유의 핀 포인트 제구는 타자들과의 주도권 싸움서 류현진이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 이닝당 약 15개의 공으로 6이닝을 막아냈다. 경제적 피칭이 단연 돋보였다.
류현진은 이날 승리로 사실상 2년 연속 두자리 수 승수를 예약했다. 잭 그레인키와 함께 팀내 다승 선두로 올랐고, 내셔널리그서도 공동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내셔널리그 다승 선두그룹의 승수도 아직 10승에 불과하다. 4월 말부터 5월까지 어깨 통증으로 공백기가 있었던 걸 감안하면 류현진 승수 시계는 대단히 빠르다. 지금 페이스라면 메이저리그 데뷔 첫 15승 돌파도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국민의 먹먹한 마음을 달래줬다는 게 의미가 컸다. 축구대표팀이 패배한 상황서 류현진마저 좋지 않은 결과를 냈다면 한국 국민은 정말 우울한 한 주를 시작할 뻔했다. 본래 류현진 경기는 MBC에서 생중계한다. 그러나 이날 월드컵 중계 관계로 MBC 스포츠플러스에서만 생중계를 탔다. 알제리전과 시간이 겹치면서 류현진 경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예전보단 떨어진 게 사실.
그러나 류현진 선발경기는 고정 팬들이 많다. 알제리전 패배 직후 채널을 돌린 팬들이 류현진의 호투에 위로를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류현진의 9승은 결코 작은 위안거리가 아니다. 한국인 투수가 세계에서 야구를 제일 잘 하는 선수들이 모인 메이저리그서 2년 연속 10승을 눈 앞에 뒀다. 비록 축구대표팀은 패배했지만, 류현진의 9승에 크게 기뻐해도 될 것 같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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