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치레' 스페인, 월드컵서 초라하게 퇴장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스페인이 마지막 경기서 승리하며 체면치레는 했지만 ‘디펜딩 챔피언’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스페인은 24일 새벽(한국시각) 브라질 쿠리치바 아레나 다 바이사다 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B조 마지막 경기서 3-0으로 승리했다.

승리에도 불구하고 이미 무너진 제국인 스페인의 떨어진 경기력은 이날 호주와의 경기에서도 재현됐다.

스페인은 이날 선발 명단에 대거 변화를 꾀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7실점하며 무너졌던 골키퍼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를 빼고 페페 레이나(나폴리)를 투입했다. 공격쪽에서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디에고 코스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빼고 페르난도 토레스(첼시)와 카솔라(아스날), 다비드 비야(뉴욕 시티 FC) 등을 배치시켰다.

하지만 스페인은 이날 경기서 전반 17분이 돼서야 카솔라가 팀의 첫 번째 슈팅을 때리는 등 부진한 경기력을 이어갔다. 이 슈팅 이전까지는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지도 못했고, 볼 점유율도 거의 5대5로 팽팽하게 유지되며 호주를 압도하지 못했다.

스페인의 위협적인 장면은 이날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스페인은 전반 33분 비야가 드리블 돌파 후 중앙에 있던 토레스와 코케를 향해 문전에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지만 슈팅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전반 20분 이후 적극적인 공세를 펼친 스페인은 결국 전반 36분 후안프란의 크로스를 비야가 가볍게 오른발 뒤꿈치로 가볍게 차 넣으며 골로 연결시켰다. 스페인의 이번 대회 첫 번째 필드골이었다.

후반전 들어서는 스페인이 오히려 호주에게 점유율을 내줬다. 때문에 스페인은 전반 중반 이후 우위를 가져갔던 볼 점유율 싸움에서 다시 호주와 5대5 상화응로 됐다. 호주가 비록 위협적인 슈팅을 때려내지는 못했지만 스페인 역시 호주에게 계속 공격 기회를 내주며 슈팅 기회를 가져가지 못했다.

답답한 흐름이 계속되자 스페인은 후안 마타(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파브레가스(첼시)를 투입하며 공격의 다변화를 꾀했다. 결국 스페인은 후반 24분 아크 서클 부근서 이니에스타가 왼쪽 측면으로 스루패스를 시도했고, 토레스가 이 공을 받아 가볍게 슈팅으로 연결하며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스페인은 후반 37분 마타가 파브레가스의 패스를 받아 가볍게 왼발 슈팅으로 골을 터뜨리며 3-0으로 달아났다.

이날 스페인은 호주에게 승리를 거두며 체면치레는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서도 역시 예전의 위협적인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들의 최대 강점이었던 점유율 축구도 호주와 거의 대등한 싸움을 하면서 전혀 나오지 않았다.

후반 들어 2골을 추가하며 여유 있는 승리를 거둔 스페인이었지만 이미 무너져버린 스페인은 초라한 모습으로 브라질 월드컵에서 퇴장하게 됐다.

[페르난도 토레스.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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