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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남자농구대표팀 유재학 감독은 김종규를 두고 “최종엔트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그래도 김종규가 마음을 놓을 순 없다. 유 감독은 26일부터 내달 1일까지 브리검영대학, 일본과의 5차례 연습경기서 김종규의 경기력을 매우 유심히 살펴볼 것이다. 국제대회서 빅맨의 경기력은 매우 중요하다.
유 감독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준비과정에서 경희대 1학년 김종규를 대표팀에 선발했으나 중도하차 시켰다. 이후 김종규에게 숙제를 내줬으나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워한 적이 있었다. 4년 뒤. 유 감독은 달라진 김종규에게 놀라움을 표시했다. 일단 자세는 합격이다. 유 감독은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좋다. 의지도 강하다”라고 했다.
▲ 외곽수비와 변칙적 움직임
유 감독이 말하는 ‘자세’는 결국 수비를 의미한다. 유 감독은 현재 진천선수촌에서 수비조직력을 다듬는데 대부분 시간을 할애한다. 하프코트 프레스, 풀코트 프레스 등 압박수비만을 준비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개인기가 좋은 가드가 많은 국제무대서는 빠르고 정확한 패스 몇 차례에 실점할 가능성이 더 큰 전술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역방어와 2대2 수비 등 조직적 수비를 강조한다. 상대가 2대2 공격을 할 때 빅맨이 외곽으로 나와야 할 경우가 생긴다. 유 감독은 “국내에선 감독들이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게 하려고 한다. 대부분 센터들이 외곽수비를 할 줄 모른다”라고 했다. 무한 스위치 디펜스로 빅맨의 외곽수비 약점을 최소화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 감독은 현재 김종규를 비롯해 김주성 오세근 이종현 최진수 장재석 등 4~5번 자원들에게 완벽한 외곽수비를 요구한다. 기본 스텝부터 요령까지 지도하고 있다. 그렇지 않고선 대량실점을 억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종규도 당연히 이 부분이 가장 어렵다. 2m7cm키로 굳이 외곽에서 수비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잘 따라오고 있다는 게 유 감독의 설명이다. 많이 힘들다. 외곽에서 발 빠른 가드를 막으려면 스피드와 센스가 무척 중요하다. 김종규는 빅맨 치고 스피드가 좋다. 하지만, 자세와 요령 등에선 부족한 부분이 있다. 유 감독도 연습경기를 통해 김종규의 외곽수비 능력을 집중적으로 체크할 것이다.
유 감독이 또 하나 준비 중인 카드는 변형 1-3-1 지역수비다. 빅맨은 하이 포스트와 로 포스트를 맡는 게 정석이다. 최근 진천선수촌 연습서 확인한 결과, 유 감독은 포지션 파괴를 실험 중이었다. 정석적으로 힘 좋은 4번을 하이포스트에 세우는 방법과, 1~2번 가드를 하이포스트에 세우는 전략. 김종규 역시 상황에 따라 여러 지점에서 움직임을 연습하고 있다. 김종규는 “약속된 움직임이 너무 많다. 상황에 따라서 움직여야 할 때, 움직이지 말아야 할 때가 있다. 잘 움직여야 한다”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1-3-1 수비는 탑과 45도 외곽슛, 돌파를 막는 데는 유용하지만, 코너 외곽슛을 막기 위해선 앞선에서의 스위치 혹은 트랩 수비가 필요하다. 또한, 아무래도 제공권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때 김종규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김종규는 기동력을 갖춘 빅맨이다. 그리고 블록슛 능력도 수준급이다. 김종규가 이 수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경우 대표팀 수비력 자체가 높아질 수 있다. 그동안 이런 역할을 김주성이 잘 했다. 그러나 김주성은 예전보다 스피드가 떨어진다. 김종규의 몫이 중요하다. 물론 김종규가 여전히 조직적 수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 트랩의 경우 함정을 파는 간격과 들어가는 타이밍이 생명이다. 김종규는 이런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연습 중이다. 본인은 “쉽지 않다”라고 고개를 내젓는다. 자세는 굉장히 진지하다.
▲ LG에 돌아가도 도움된다
유 감독은 “나는 모비스서 빅맨들에게 외곽수비 등 많은 움직임을 지시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모비스를 제외한 KBL 다른 팀들의 빅맨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유 감독은 “지금 이 수비를 배워가면 소속팀서도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종규의 경우 외곽수비와 다양한 변칙 수비를 잘 익히면 LG서도 잘 활용할 수 있다. 김진 감독의 전술운용 폭도 넓어진다.
유 감독으로선 김종규를 비롯해 모비스 소속이 아닌 다른팀 빅맨들에게도 수비요령을 확실히 가르친다. 그들이 소속팀서 업그레이드 될 경우 모비스엔 손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유 감독은 ”여긴 대표팀”이라고 웃었다. 대표팀 전력에 보탬이 된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게 유 감독 입장이다. 그 과정 속에서 김종규, 이승현(고려대)의 자세가 좋다는 게 유 감독의 말.
LG 강양택 코치는 “종규가 농구 이해도와 습득력이 상당히 빠르다”라고 한 적이 있다. 지난 시즌을 거치면서 중거리슛 능력을 향상한 게 대표적 예다. 물론 지난 봄 챔피언결정전서 김종규는 모비스의 조직적 그물망을 피해가지 못했다. 공수에서 세부적 약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현재 대표팀서 조직적 수비에 필요한 테크닉을 세부적으로 배우고 있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중요한 건 그의 ‘자세’가 매우 좋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잠재력이 풍부한데다 자신의 약점을 알고 보완하려는 의지와 마인드가 매우 좋다. 이런 선수는 장기적으로는 잘 될 수밖에 없다는 게 농구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종규의 미래가 밝은 이유다. 그가 월드컵, 아시안게임, 다음 시즌서 어떻게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너무나도 궁금하다.
[김종규.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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