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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이제는 그를 '양배추'라 부르는 사람은 없다. 조세호는 어느새부터 자신을 소개할 때 "구(舊) 양배추 현(現) 조세호입니다"라고 말했고 사람들은 양배추라는 이름으로 익숙했던 그의 이름을 점차 조세호로 인식하게 됐다.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등이 국민MC라는 막강한 라인이라면, 조세호는 최근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가는 예능계의 재간둥이다. 케이블채널 tvN '로맨스가 더 필요해' '코미디빅리그',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 '렛츠고 시간탐험대' 등 다수의 예능·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분주히 활약하고 있다.
최근 그를 확실히 재발견하게 해 준 프로그램은 단연 '룸메이트'다. 지난 5월 초 첫방송에 앞서 제작진은 무려 11명의 출연자들을 공개했고 예능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모델 이소라, 가수 신성우부터 배우 이동욱 홍수현에 엑소 찬열까지 진수성찬이었다. 이들 가운데 조세호는 예능인으로서 분위기를 띄우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예측만이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연 '룸메이트'에는 앞으로 그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조세호는 마치 대저택을 지키는 집사(執事)처럼 한 명씩 어색해하는 출연자들을 맞이했고 출연자들은 친분은 없지만 개그맨이라는 친근한 이미지로 다정히 자신을 맞이해주는 조세호의 모습에 활짝 웃으며 '룸메이트' 쉐어하우스에 입성했다.
'룸메이트' 첫 날부터 늦게 들어오는 2NE1 박봄을 새벽까지 기다리고 '이동욱이 간다'라는 코너를 마련해 이동욱의 캐릭터를 살려주고 박봄의 늦은 귀가를 하나의 에피소드로 만들어주는 모습은 조세호의 배려심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그와 룸메이트인 이동욱에게 핀잔을 주며 지시를 하는 모습은 잘 생겼지만 실제로는 허당인 형을 다그치는 동생을 보는 듯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자아냈다.
또 그는 "중학교 3년 내내 반장이었다. 당시 반장은 반에서 10등 안에 들어가야 했다"며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꽁꽁 감춰둔 매력을 발산했다. 또 훈민정음과 원소 기호, 원주율 등을 나열하며 "언제 기자들이 어떤 질문을 할 지 모른다"며 준비된 개그맨으로서의 자질을 보였다. 조세호의 이러한 당당함은 잘난 척이 아닌, 어디에서도 알 수 없는 그의 매력을 자신이 직접 드러낸 것으로 시청자들은 조세호를 재발견하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세호의 배려심과 예능감은 엑소의 '중독' 댄스를 출 때 비로소 터졌다. 찬열의 무대를 응원하기 위해 신성우와 '인기가요' 방송현장에 찾아간 조세호는 대기실에서 엑소k의 멤버들의 프로필을 마치 보고 말하는 것처럼 줄줄이 읊어나갔고 '중독'의 후렴구를 무미건조하게 부르며 춤을 춰 웃음을 자아냈다. 해당 영상은 SNS를 통해 엑소 팬들은 물론이고 많은 네티즌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출구 없는 매력을 보이고 있다.
조세호는 '룸메이트'를 부스터삼아, '로맨스가 더 필요해', '코빅' 등 웃음을 주는 프로그램에서도 제 역할을 200% 발휘하고 있다. 특히 '코빅'에서는 코너 '깔끔기획'으로 나서며 "깔~끔하게!"라는 유행어로 사랑받고 있다. 프로그램의 여러 코너 중 상위권 점수를 받는 코너는 아니지만, 타 프로그램에서의 활약이 두드러질수록 '코빅' 무대 위에 등장할 때 터지는 관객들의 함성소리는 비례하고 있다.
이렇듯 그의 활약은 점차 예능판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이에 현재 4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하고 있지만 오는 8월에는 SBS '패션왕 코리아2'에 캐스팅돼 색다른 매력을 보일 예정이다.
그리 잘 생기지 않은 외모이지만 깔끔한 패션 감각과 넘치는 입담으로 자신을 희생해 프로그램을 살리고 있는 조세호는 단연 2014 최고의 예능인 중 한 명이다. 조세호를 보기 위해 '룸메이트'를 본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최근 그의 인기는 여느 아이돌 못지 않다. 비싼 실크잠옷도 그가 입으면 일반 파자마로 보이는 것처럼, 편안한 그의 이미지가 이제는 호감으로 바뀌어나가고 있다. '깔~끔하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조세호.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SBS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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