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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국내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로 시청자들과 '의리'를 지켜나가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
케이블채널 tvN '막돼먹은 영애씨'(이하 '막영애')가 그렇다. 이제 배우 김현숙(37)은 자신의 캐릭터 영애와 함께 똑같이 8년을 보냈고 제작진의 마인드로 작품에 임하고 있다. 처음엔 시즌제로 생각하지 않았던 이 드라마가 이제 시즌13의 종영을 앞두고 있다.
최근 인천 월미도 인근에서 만난 두 배우는 거래처를 돌아다니며 고군분투 중인 모습을 촬영했다. 그런 가운데, 한기웅(한기웅)의 어설픈 고백으로 심기가 불편해진 이영애(김현숙)의 모습이 담겨있었고 김현숙은 그런 영애의 심리를 온 몸으로 표현했다.
김현숙은 지난해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데뷔해 신인배우인 한기웅을 누나처럼 다정히 챙겨줬고 이에 촬영은 생각보다 일찍 끝날 수 있었다. 김현숙이라는 이름보다 이제는 '영애'로 더 불린다는 김현숙을 만났다.
▲ "영애 결혼, 산호파 VS 기웅파로 나뉘어"
김현숙이 그동안 꾸준히,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영애, 결혼 언제 하느냐"다. 김현숙은 "결혼해서 영애가 제발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아직도 산호파가 있을 정도인데, 내 생각에도 그중에 제일 좋았던 케미는 산호(김산호)였다. '산호를 왜 내쳤느냐'라는 의견이 많다. 또 기웅이 팬은 제발 기웅이와 결혼하게 해달라고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머리는 사장 승준인데 가슴은 기웅이라는 의견도 있다. 사장이 가장 잘 어울릴거라는 생각도 있고 의견이 분분하다. 정말 이제는 시청자 분들이 8년 동안 평론가가 다 된 것 같다. 있다. 시청자게시판의 수많은 글들을 매번 다 확인하면서 시청자 분들이 어떤 마음인지 체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시즌13을 거쳐오면서, 김현숙의 입장에서 바라본 영애는 누구와 결혼을 하는 게 맞을까. 김현숙은 솔직한 성격답게, 자신의 옆자리에 한기웅이 앉아있음에도 산호를 언급했다.
"영애는 개인적으로 산호와 했으면 가장 편하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로 연애를 해봐도 처음에는 어릴 때 환상도 있고 연하도 만나봤는데, 한 살이라도 연하는 연하더라. 설렘도 처음엔 중요하지만 어차피 평생 사는 거라면 대화 코드, 친구같은 사람이 가장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영애는 산호와 결혼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또 속상한 표정을 지으며 "요즘 기웅이랑 있는데 너무 슬림하고 내 몸은 이래서 집중이 안 된다는 의견이 있다"며 자신의 몸매를 셀프디스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제 영애가 아닌 실제 김현숙이 먼저 결혼에 골인한다. 김현숙은 오는 7월 12일 동갑내기 사업가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영애=김현숙'이 돼버린 김현숙의 삶에 결혼으로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고 있어 최근 그의 결혼소식과 함께 영애의 결혼에도 높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 또다른 김현숙 '영애', 이제는 스며들었다
외국 드라마에는 시즌제 드라마가 활성화 돼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시작단계다. 하지만 그 시작단계에서도 첫 스타트를 끊은 작품이 '막영애'다. '막영애'는 노처녀 캐릭터 영애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삶과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낸 드라마로 다큐멘터리 시트콤이다. 6mm 카메라를 이용한 관찰 카메라 기법과 내레이션을 도입해 시청자들에게 더욱 몰입감과 공감대를 형성하게 했다.
8년 동안 영애와 함께 해온 김현숙에게 시즌1 때와 가장 달라진 점을 물었다. 김현숙은 "일단 체력부터 너무 달라졌다. 예전에는 술 좋아해서 좋은 자리가 있으면 가는 편이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6시부터 산을 타는 장면을 촬영하면, 정말 우리 드라마는 리얼다큐를 표방해서 진짜로 높은 산에 처음부터 끝까지 오른다. 그 전에는 산에 오르고 내리는 게 거뜬했는데 지금은 힘들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현숙은 드라마 '막영애' 외에도 뮤지컬 '막영애'를 약 2년 간 쉬지 않고 해왔다. 그는 "뮤지컬도 시간과 체력 소모가 크다. 그래도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이제는 좀 버겁긴 하다. 8년 째는 체력부터 차이가 많이 난다. 영애로서의 삶은, 지금은 거의 스며들었는데 간혹 다른 작품에서 다른 역할을 할 때 오히려 정신을 차리고 구분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 "영애가 시집가도 '막영애' 안 끝나지 않을까"
김현숙은 30대를 줄곧 '막영애'를 위해 몸 바쳤고 그만큼 김현숙과 이영애라는 두 가지 삶을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바라는 영애의 앞으로의 전개는 무엇일까.
"결혼이 인생의 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애가 결혼을 하게 되더라도, 제3자의 눈으로 봤을 때는 일을 하면서도 아이들을 키워나가는 워킹맘들의 삶의 애환도 다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서도 공감하는 것이 많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런 세태를 비춰봤을 때도 관심사가 개인적인 삶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동료, 선배 언니들이 아이를 낳아서 키우게 되고 여자에서 엄마로서의 삶 등 인생의 터닝 포인트들을 간접적으로 보게 되니까 개인적인 행복과 안위보다 조금은 초점이 바뀌어나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가 바라는 영애의 모습은 결혼을 해서도 멋지게 자신의 일과 사랑을 누리고 가정을 꾸리며 사는 여자였다. "결혼해서 끝낼 수도 있지만 결혼을 하게 된다면 영애로서 정말 오랫동안 평범한 직장인들의 애환을 보여줬다면 이제는 또 다른 시각에서 공감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영애 캐릭터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전했다.
김현숙에게 '영애'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고, 누구도 가질 수 없는 확고한 타이틀을 갖게 됐다. 하지만 모든 것에 장단점이 함께 있듯, 김현숙에게 영애도 배우로서 어느 순간 한계점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평소 털털하고 거침없는 성격의 김현숙은 "그런 것에 겁내면 뭘 하겠나. 나의 몫이다"라며 더 앞으로 전진하겠다고 밝혔다.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감사한 일이 더 많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입장에서 타이틀롤을 갖고 이렇게까지 가는 드라마는 없었다. 그런 부분에서는 굉장히 감사한 일이다. 처음부터 의도한 건 아닌데 이렇게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내 선택이다. 어차피 나중에 쇄신하고 새롭게 다른 느낌을 해내는 몫은 배우로서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앞으로 하는 행동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몰입해서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끝이 있을 거고, 먼 훗날 돌아봤을 때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이런 작품은 내게 정말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앞으로도 영애의 삶에 많은 응원과 박수 바란다"고 언급했다. '출산드라' 캐릭터로 활약했던 김현숙은 어느새 '영애'로 매 시즌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결혼하면 끝이 아니겠느냐는 우려 속에도 김현숙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직장인'이 아닌 '대한민국의 한 여성'으로 해석해 다각도로 시청자들의 다양한 공감대를 얻고 있는 듯 했다. '막영애13'은 이제 약 3화 정도만을 남겨두고 있지만 다음 시즌에 대한 걱정은 없다. 앞으로 결혼하는 영애, 아이를 낳고 워킹맘으로 활약하는 영애의 모습이 더욱 기다려진다.
[배우 김현숙. 사진 = CJ E&M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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