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드디어 역사적 개관식이다.
삼성 ‘B.B아크(Baseball Building Ark)’가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삼성은 25일 경산볼파크에서 B.B 아크 공식 개관식을 치렀다. 삼성은 이미 지난 1월부터 B.B 아크를 운영해왔다. 이철성 코치가 초대 원장을 맡았고, 타격은 강기웅 코치, 피칭은 카도쿠라 켄 코치가 맡았다. B.B 아크는 쉽게 말해서 3군 운영을 시스템화한 조직이다. 그동안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 3군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현재 대부분 팀이 3군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선수 숫자도 많지 않고 제대로 관리하는 지도자도 많지 않다. 이름만 3군일뿐, 기존 퓨처스리그와 통합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다. 3군 선수들은 퓨처스 선수들에게 밀려 경기 출전도 쉽지 않았고, 그렇다고 해서 체계적으로 미래를 위한 훈련을 받을 수도 없었다. 사실상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삼성은 이걸 탈피하겠다는 뜻이다.
▲ 패스트팔로워→퍼스트무버
삼성 그룹은 그동안 패스트팔로워로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1938년 삼성상회 설립 이후 국가와 시대가 원하는 제품을 내놓았다. 또한, 경쟁사의 좋은 제품들을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상품을 내놓았다.하지만, 최근 1~20년 사이에 완전한 퍼스트무버로 정착했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전 세계의 트렌드를 좌지우지할 수준의 혁신적 상품을 잇따라 쏟아냈다. 위기의식을 갖고 낡은 것은 과감히 버렸다.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했다.
B.B. 아크도 삼성이 야구판 퍼스트무버가 되는 첫 걸음이다. 최근에서야 2군 전용훈련장을 건립한 팀도 있다. 2군 운영도 시스템화가 되지 않았다는 의미. 반면 삼성은 2군 전용훈련장 경산볼파크를 1996년에 개장했다. 쉽게 말해서 남들보다 18년이나 앞서나간 셈이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삼성이 패스트팔로워 이미지를 벗어났다고 볼 수는 없었다. 삼성 역시 그동안 야구단을 운영해오면서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FA 영입 실패 및 외국인선수 농사 실패, 한국시리즈서의 좌절 등 명문구단을 만들기 위해 남들이 흔히 할 수 있는 걸 시도하다가 실패한 적도 많았다.
그 좌절 속에서 희망을 얻었다. 미래를 향한 동력을 얻었다. 삼성은 2002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시작으로 명문구단 입지를 완벽하게 다졌다. 2군 시스템을 더욱 공고히 했고 FA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탄탄한 선수 육성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3군 시스템 강화를 위해 몇 년 전부터 B.B 아크 설립을 준비했다. 많은 지도자를 영입했고, 선수 육성 및 관리 노하우도 익혀왔다. 이제 B.B아크를 통해 3군을 단단하게 다지는 일만 남았다. 국내 야구단이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 퍼스트무버로서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 퍼스트무버→스마트무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최근 몇 년간 ‘창조경영’을 강조했다. 단순히 남들을 앞서가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의 주력 상품들은 최근 잇따라 위기를 맞았다. 경쟁업체들이 더 좋은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그룹은 최근 본격적으로 퍼스트무버서 스마트무버로의 변신을 꾀했다. 말 그대로 남들보다 똑똑하게, 그리고 창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다.
삼성도 퍼스트무버로서의 길은 닦아놓았다. 여기에 그쳐선 안 된다. B.B 아크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도 분명 발견될 것이다. 그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저력 역시 삼성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삼성이 3군 시스템화를 완벽하게 성공할 경우, 나아가 야구단 선수 육성의 새로운 모델과 트렌드를 창조한다면 진정한 스마트무버로 인정받을 수 있다.
삼성은 이미 21세기 최다 6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 역시 선두를 질주하며 사상 최초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에 도전 중이다. 그러나 야구단 운영 가치를 단순히 우승에만 두는 시대는 지났다. 삼성은 한국야구를 진정으로 선도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고 앞으로도 많은 일을 할 것이다. B.B 아크 설립도 그 중 하나다. 내년 하반기에 1군 신축구장이 문을 열면 그에 걸맞은 수익시스템 개발 등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퍼스트무버에서 스마트무버로. 리딩구단 삼성은 오늘도 바쁘다.
[B.B 아크 개관식.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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