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예상한 그림은 아니었다. 분명 대기록을 달성했는데 정작 본인은 무덤덤했다. 오히려 그의 공을 받아준 포수나 수비를 함께 한 동료들이 더 기뻐하는 표정이었다.
NC '에이스' 찰리 쉬렉(29)은 지난 24일 잠실 LG전에서 노히트노런이란 역사를 썼다. 한국프로야구 역대 11번째 기록이자 외국인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남긴 것이었다.
9회말 2아웃. 대기록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1개였다. 찰리는 박용택과 상대했고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마침내 대기록을 완성했다. 보통 퍼펙트게임이나 노히트노런 같은 대기록을 달성했을 때 그 기록을 해낸 투수라면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찰리는 달랐다. 온화한 미소를 띄며 포수 김태군과 가벼운 포옹을 나눈 게 전부였다.
이유는 있었다. 찰리는 "원래 굉장히 기뻤지만 나 스스로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나중을 위해 숨겼다"라고 말했다. 찰리가 말하는 그 나중은 대체 언제일까. 그것은 바로 포스트시즌이었다. NC는 지난 25일 LG전을 3-1로 승리하고 시즌 40승 고지를 밟았다. 현재까지 2위로 순항하고 있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찰리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노히트노런은 내 자신에게 큰 경기였지만 팀의 관점에서는 단지 1승을 따낸 것일 뿐"이라고 팀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NC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고 찰리가 가을야구에서 제 몫을 해낸다면 그때서야 못 보여준 세리머니를 볼 수 있을 듯 하다. 노히트노런에도 세리머니를 아끼는 남자, 찰리의 다음 등판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역대 11번째로 노히트 노런을 기록한 NC 선발 찰리가 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6대0으로 승리를 거둔 후 팬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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