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결국에는 졌다. 하지만 ‘울산 듀오’ 김신욱(26)과 김승규(24)는, 홍명보 감독이 왜 틀렸는지 입증했다.
한국은 27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서 벌어진 벨기에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서 0-1로 졌다. 벨기에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한국은 득점에 실패하며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1무2패를 기록한 한국은 조 최하위로 쓸쓸히 탈락했다.
이날 김신욱, 김승규는 첫 선발 기회를 잡았다. 홍명복 감독은 언론의 압박 때문인지 그간 고집했던 박주영, 정성룡을 벤치로 내렸다. 효과는 있었다. 김신욱과 김승규는 확실히 박주영과 정성룡보다 움직임이 좋았다. 그동안 왜 선발로 나오지 않았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원톱으로 나선 김신욱은 장신임에도 엄청난 활동량과 투지를 보여줬다. 키가 큰 벨기에 선수들과의 몸 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머리가 부딪히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상대를 물고 늘어졌다. 지난 2경기서 존재감이 없었던 박주영과는 확실히 달랐다. 적어도 김신욱은 한국의 투혼을 보여줬다.
골키퍼 김승규도 마찬가지였다. 안정감 면에서 정성룡보다 좋았다. 월드컵 첫 출전이란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김승규는 침착했다. 특히 몇 차례 보여준 정석과도 같았던 펀칭은, 알제리전서 펀칭 실수를 헤딩골을 내줬던 정성룡과는 비교되는 부분이었다. 비록 벨기에의 베르통언에게 결승골을 내줬지만, 김승규를 탓할 수는 없는 장면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을 맡으면서 소속팀에서 활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월드컵이 다가오자, 그것보단 자신이 선호하는 유형의 선수를 내보냈다. 박주영, 정성룡이 대표적이다.
김신욱, 김승규는 지난 시즌 울산서 눈부신 활약을 했다. 김신욱은 K리그서 득점행진을 이어갔고 김승규는 정성룡보다 방어력이 뛰어났다. 이 같은 꾸준한 활약은 월드컵에서도 이어졌다. 두 선수는, 소속팀서 뛰진 못한 유럽파보다 많이 뛴 K리거가 더 낫다는 걸 증명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