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신창이' 한국 수비, 벨기에전서도 불안했다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알제리와의 경기에서 4점을 내주며 무너졌던 한국 수비가 벨기에와의 경기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계속 보여줬다. 불안한 수비가 결국 16강 좌절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고 말았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27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벨기에와의 경기서 0-1로 패했다. 상대가 한 명 퇴장 당한 상황에서도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선제골을 내주며 패하고 말았다.

대표팀은 앞선 알제리와의 경기에서 고질적인 문제를 모두 보여주며 무너졌다. 이날 벨기에와의 경기에서도 한국 대표팀 수비는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 14분경에는 홍정호가 상대가 공격으로 들어오는 상황에서 불안한 볼컨트롤을 보이며 위기를 내줄 뻔했다.

전반 24분에는 분명히 페널티 박스 안에 우리 수비 숫자가 더 많았지만 모두 공에만 시선이 몰렸다. 때문에 홍정호 뒤에 위치했던 메르텐스를 놓쳤고, 메르텐스에게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내줬다. 다행히 메르텐스의 슈팅이 높게 뜨며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우리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을 맞은 것이다.

이외에도 전반전에 이용과 홍정호 한국영 등 우리가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서로 전혀 대화를 하지 않다가 상대에게 공격 기회를 내주는 경우가 잦았다. 또 상대가 볼을 잡았을 때 우리가 압박을 가해 수적으로 우위에 있었지만 기성용이 쓸데없는 파울을 범하며 위험 지역에서 프리킥을 내주기도 했다. 전반전에 실점은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불안한 수비 모습이었다.

후반전 들어서는 전반 종료 직전 벨기에 드푸르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 상황에서 공격에 치중했다. 하지만 아쉬웠던 점은 역습에 대비해 최종 수비라인을 너무 내려 미드필드 진영이 넓게 벌어지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수비 불안 문제도 반복됐다. 후반 23분 벨기에 코너킥 상황에서도 펠라이니가 자유롭게 헤딩을 할 수 있게 놔두면서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후반 27분에도 비슷한 상황이 계속됐다.

결국 후반 33분 벨기에에게 역습을 허용한 상황에서 오리기에게 강력한 슈팅을 허용했고, 김승규 골키퍼가 선방했지만 리바운드 된 볼을 쇄도하던 베르통언이 가볍게 차 넣으며 골을 내줬다.

이후 후반 45분에도 세트피스 상황서 교체 투입된 아자르를 제대로 마크하지 못하며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내주기도 했다.

대회 전 평가전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여왔던 수비진이 결국 본선 무대에서도 문제를 일으키며 패배의 제1 원인이 되고 말았다.

[김영권이 27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3차전 한국-벨기에 경기에서 수비를 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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