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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1무 2패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의 꿈이 좌절됐다. 아쉽지만 또 한 번 4년 후를 기약해야 했다. 하지만 고개 숙인 선수들 뒤로는 5천만 국민들과 이들의 경기를 생생히 전달해준 각 방송사의 중계진이 있었다.
이들은 그라운드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뛴 12번째 선수였다. 방송 3사(KBS, MBC, SBS)는 과열된 경기 중계 양상을 보였지만 그럼에도 각자 또렷한 중계 스타일을 보여 경기를 보는 시청자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KBS 이영표 해설위원과 조우종 캐스터, MBC 안정환 송종국 위원과 김성주 캐스터, SBS 차범근 차두리 해설위원과 배성재 캐스터는 각각 국가대표급 입담을 발휘하며 브라질 분위기를 안방에 고스란히 전달했다.
KBS가 이영표의 철저한 분석에 기반한 예측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면 MBC는 안정환의 '가랑이슛', '때땡큐', '침대축구', '쫑났다' 등 시원스러운 멘트로 재미를 줬다. 또 SBS는 배성캐 캐스터의 진지함 속 다양한 중계경험에서 나오는 돌직구 해설로 눈길을 끌었다.
▲ "이건 완전 때땡큐죠!"(안정환)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전, 안정환 위원이 이근호 선수의 골을 보고 "이건 땡큐가 아니라 때땡큐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주 한 잔 사야겠다"고 말하자 송종국 위원은 "소주가 뭐냐. 더 좋은 것 좀 사라"며 재치있는 멘트를 이어가 큰 화제를 모았다.
▲ "러시아는 산유국입니다"(배성재)
배성재 캐스터가 러시아 골키퍼가 실수해, 이근호 선수의 슈팅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역시 러시아는 산유국이다. 기름손 골키퍼의 손에 미끄덩하고 골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또 배성재 캐스터는 경기가 끝나고 자신의 트위터에 "이근호 포상휴가 몇박며칠 줘야 되나요?"라며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 "지금부터 예측하지 않겠다"(이영표)
예언신(神)으로 불리는 이영표 위원은 우리나라 경기에 앞서 타 조별리그의 구체적인 스코어와 멕시코의 몰락 등을 정확히 예측했다. 이어 러시아전에서 이영표는 이근호 선수의 골을 보고 "지금부터 예측하지 않겠다"며 강한 카리스마를 보였다.
▲ "해설자 경쟁? 누가 이기면 어때"(차두리)
차두리 위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영표 위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차두리 위원은 "이근호 선수 골 들어가는 순간 옆에서 중계하던 영표 형과 생방 중 하이파이브. 대박. 해설 누가 이기면 어때"라며 과열된 해설진 경쟁을 자제하자는 목소리를 냈다.
▲ "알제리, 경기에서 이기면 뭐하나. 매너에서 졌는데"(안정환)
지난 23일 열린 조별예선 2차전 알제리 경기에서 안정환 위원은 2대4로 대한민국이 뒤지고 잇는 상황에서 알제리의 한 선수가 큰 부상없이 누워있다 시간을 끌었다. 안정환 위원은 "알제리가 이기면 뭐하나. 매너에서 졌다"라며 일침을 가했다.
▲ "상대가 잘하기보단 우리가 우리 것을 못하고 있어"(이영표)
이영표 위원은 알제리전에서 전반전 0대3 상황에 직면하자, 안타까운 탄식을 내뱉었다. 이어 "전반 41분까지 단 한 차례의 슈팅도 없었다"며 "상대가 잘 하기보다는, 우리가 우리 것을 못하고 있다. 후반전에서는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 "1954년 스위스월드컵 이후 가장 안 좋았던 전반전" (배성재)
2대4로 패한 알제리전에 대해 배성재 캐스터는 "1954년 스위스월드컵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가 월드컵에서 보여준 전반전 중 가장 안 좋았던 전반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답답한 경기 운영에 일침을 가했다.
하지만 배 캐스터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이고 어린 선수들이니 오늘이 지난 후에는 시원하게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며 K리그 경기에도 많은 관심을 촉구했다.
▲ "공 맞아도 안 죽어. 우리는 실력으로 졌다"(안정환)
27일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안정환 위원은 한국 선수들이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이자 답답해 했다. 특히 경기 전반 선수들이 벨기에의 슈팅을 피하는 모습에 "공 맞아도 안 죽는다. 절대 피하면 안된다"라며 선배 선수로서 일침을 가했다.
또 패배가 확정되자, 안 위원은 "우리 선수들이 실력으로 졌다. 실력 다음에 정신력이 있는 것이다. 실력을 키운 뒤 정신력을 내세워야 한다"며 질책했다.
▲ "대한민국다운 경기 보여줬다" (이영표)
벨기에전 전반전에는 선수들이 지난 알제리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으로 전반을 빠르게 이어갔다. 이에 0대0으로 전반 상황이 종료되자 이영표 위원은 "지혜롭고, 투지로운 경기, 정말 대한민국다운 경기를 잘 보여줬다"라며 선수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 "비신사적인 플레이" 일침 (배성재)
배성재 캐스터는 벨기에전에서 벨기에의 스테번 드푸르가 김신욱 선수의 다리를 고의로 밟는 모습을 보고 "스테번 드푸르가 그라운에서 있을 수 없는 짓을 했다. 스테번 드푸르는 악착같은 플레이로 유명한데 오늘은 정말 비신사적인 플레이를 했다. 축구선수로서는 있을 수 없는 플레이다"라며 그를 맹비난했다.
[MBC, KBS, SBS 2014 브라질월드컵 중계진(위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SBS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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