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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대한민국 대표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2회 연속 원정 16강 진출을 노린 대표팀은 끝내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부족한 잠을 줄여가며 대표팀을 응원한 국민들도 안타까워 했지만, 현장에서 직접 경기를 지켜보던 방송 3사(KBS MBC SBS)의 캐스터와 해설위원들은 더 큰 탄식을 내뱉었다. 아쉬움과 분노, 그리고 격려가 한데 어우러진 이들의 중계는 월드컵 기간 시청자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부터 방송 3사의 중계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주요 캐스터와 해설위원들을 꾸준히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며 시청자들에게 얼굴 도장을 찍었고, 저마다 중계 관전 포인트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경쟁이 과열될 양상마저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16강 진출이 좌절된 지금 돌이켜보면 방송 3사는 저마다의 개성과 색깔을 유지한 채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고, 시청률은 화제성을 따라갔다. '문어 영표'라는 별칭까지 얻었던 이영표 해설위원의 신이 내린 듯한 적중률이 화제를 모으면서 KBS의 중계 시청률 역시 덩달아 뛰었고, 찰떡 호흡과 재치 있는 말투로 즐거움을 선사한 MBC 역시 큰 인기였다. 오랜 관록을 자랑하는 차범근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 MBC, 아빠들 함께 한 유쾌한 예능 중계
인기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서 이미 호흡을 맞추고 있던 김성주 송종국 안정환. 이들은 특유의 예능 감각을 뽐내며 시청자들에게 소위 '듣는 맛'을 선사했다. 이미 정평이 난 김성주의 매끄러운 중계 실력과 전 국가대표 출신인 송종국 안정환 해설위원의 깨알 해설은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안정환 위원이 중계 도중 무심코 내뱉었던 말들은 다른 예능 프로그램들에서도 언급돼 화제를 모았고, 어록이 탄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시청률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초반 우위를 점하던 MBC는 알제리 전에서 9.2%(전국기준, 이하 동일), 이어 러시아 전에서 18.2%를 기록하며 방송 3사 중 2위를 기록했다. KBS 이영표 해설위원의 대단한 활약(?) 탓이다. 하지만 화제성 만큼은 결코 뒤지지 않았다. 특히 러시아 전에서 터진 이근호의 첫 골에서 "때땡큐"라고 외친 안정환의 한 마디는 두고두고 회자 될 불멸의 코멘트로 남았다.
◆ SBS, 노장 차붐의 열정적이고 예리한 중계
배성재 아나운서와 차범근 해설위원의 콤비 플레이가 돋보였던 SBS는 차분하고 안정적이면서도 예리한 분석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미 13년이라는 오랜 해설 경력을 자랑하는 '차붐' 차범근 해설위원은 이번 월드컵에 나선 방송 3사 해설위원 중 가장 오랜 관록을 자랑했다. 덕분에 전문성은 물론, 깊이 있는 분석이 가능했고,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중계를 한 덕분에 일부 '축구 골수팬'들은 그의 해설에 높은 신뢰를 보내기도 했다.
SBS도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알제리 전에서 5.1%, 러시아 전에서 11.6%를 기록, 방송 3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오랜 기간 활동한 차범근 위원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감이 작용한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차범근이 해설위원직에서 내려올 예정이어서 SBS에게는 다음 월드컵을 대비한 새 해설위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숙제로 남았다.
◆ KBS, '문어 영표' 덕분에 올라간 시청률
이번 월드컵 최고의 화두는 이영표 해설위원이었다. KBS는 앞서 길환영 사장 사태로 인해 월드컵 중계 방송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극적으로 문제가 해결되면서 다행히 중계에 나설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KBS는 이영표 해설위원의 신통한 적중 능력에 힘입어 진정한 역전승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스페인의 몰락과 러시아 전에서의 이근호의 활약 등 정확한 예측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이영표는 외신에서도 주목하는 등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그 덕분에 KBS는 러시아 전과 알제리 전에서 방송 3사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특히 러시아전에서 22.7%를 나타내, 이번 월드컵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영표 해설위원의 정확한 예측 뒤에는 그의 철저한 분석 노력이 있었음이 알려져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안정환(MBC) 차범근(SBS) 이영표(KBS) 축구 해설위원. 사진 = 마이데일리 DB, MBC KBS S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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