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잡초 근성으로 버텨야죠"
LG의 베테랑 외야수 임재철(38)은 1군을 '천국'이라고 표현했다. 임재철이 돌아왔다. LG는 26일 외국인타자 조쉬 벨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초강수를 두는 한편 임재철을 불러 들였다.
지난달 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임재철은 48일 만에 1군에 복귀했다. 낮 경기를 자주 치른 탓인지 그의 얼굴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26일 잠실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임재철은 "2군에 비하면 1군은 천국이다"라는 말로 오랜만에 돌아온 소감을 대신했다.
임재철은 지난 겨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정들었던 두산을 떠나 '서울 라이벌' LG로 적을 옮겼다. LG의 팀 분위기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던 그는 아쉽게도 시즌 출발과 함께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3경기에서 타율 .188(32타수 6안타) 3타점에 그치며 결국 2군행 통보를 받아야 했다.
임재철 역시 좋은 스타트를 끊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시즌 초반에는 내 자신이 준비가 덜 됐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288(59타수 17안타) 2홈런 11타점 3도루를 기록하며 와신상담한 그는 48일 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을 각오를 전했다. 임재철은 "잡초 근성으로 버텨보겠다"는 한마디를 남겼다.
기회는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 중견수로 나선 박용택이 허리 근육통을 호소해 4회초부터 임재철이 대수비로 투입된 것이다.
임재철은 5회말 첫 타석을 맞았다. LG가 1-0으로 겨우 리드를 잡은 뒤 1사 2루 찬스를 맞은 임재철은 유격수 땅볼을 쳤고 1루까지 혼신의 주루를 했다. 공보다 발이 빨랐다. 그러나 전일수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고 임재철은 헬멧을 벗어 던지며 격하게 항의했다. 어떻게든 살아 남겠다는 투지가 보이는 장면이었다. 이것이 선수단에 자극이 됐을까. 곧이어 등장한 오지환은 펜스를 맞추는 우월 적시 3루타를 날렸고 선발투수 코리 리오단은 9이닝 무사사구 완봉승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 삼성, 한화, 두산을 거쳐 올해 LG 유니폼을 입은 임재철은 숱한 이적 속에서 특유의 잡초 근성을 키웠다. 벼랑 끝에 선 베테랑의 투지는 복귀 첫 날부터 돋보였다.
[2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NC의 경기 5회초 1사 2루에서 임재철의 내야 땅볼이 아웃 선언되자 흥분한 LG 임재철을 김민호 코치가 말리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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