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기 복선에 당한 수비, 이것이 현주소

[마이데일리 = 브라질 상파울루 김종국 기자]한국이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벨기에에 패하며 브라질월드컵을 승리 없이 마감했다.

한국은 지난 27일(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서 열린 벨기에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H조 3차전서 0-1로 졌다. 이미 16강행을 확정했던 벨기에는 콤파니(맨체스터 시티) 아자르(첼시) 등 공격과 수비에 걸쳐 주축 선수들이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또한 한국과 벨기에의 경기서 벨기에는 전반 44분 드푸르(포르투)가 퇴장당하는 등 한국에 유리한 상황이었다.

한국은 벨기에전서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후반 33분 베르통언(토트넘)에게 선제 결승골을 허용했다. 오리기(릴)가 한국 진영 한복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을 골키퍼 김승규(울산)가 몸을 날려 걷어냈다. 이어 문전으로 쇄도하는 베르통언을 한국 수비진은 지켜만 봤고 결국 베르통언은 골문앞 노마크 상황에서 재차 슈팅을 때리며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베르통언이 골문앞으로 침투하는 상황에서 한국 수비진은 페널티지역 위험지역으로 한명도 달려들지 않으며 실점장면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오리기는 한국전을 마친 후 "한국의 골키퍼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기 위해 첫 번째 슈팅을 시도했다. 슈팅을 잡아내는지 봤는데 볼을 걷어냈다. 볼을 걷어내는 것을 확인한 후 다시 슈팅을 시도했다. 나의 슈팅은 득점이 목표가 아니었다. 나의 슈팅을 골키퍼가 걷어내면 우리 공격진이 쇄도해 득점하는 것을 노렸다"고 말했다. 오리기의 복선에 대표팀 수비진은 무기력하게 당했다. 한국 수비진은 매순간 위기를 모면하는데 급급한 반면 벨기에는 이후 공격까지 고려하는 노련함을 보였다.

반발력이 강해 슈팅 장면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브라질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의 특성은 이미 한국 선수들이 경험한 부분이다. 지난 러시아와의 1차전에서도 골키퍼 정성룡(수원)과 아킨피프(CSKA모스크바)는 상대 슈팅을 잡아내기보단 걷어내는 장면이 많았고 양팀 모두 리바운드 슈팅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 많았다. 정성룡은 러시아전을 마친 후 "볼이 이전 볼들에 비해 무겁다. 중거리 슈팅이 많은데 골키퍼들의 미스가 많은 볼"이라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대표팀 수비진은 지난 러시아전서 케르자코프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순간 오프사이드라 판단하고 손을 들며 상대 공격수에게 제대로 된 압박을 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노출하며 실점했다.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선 상대 슈팅에 이은 상황을 예측하고 대응하는데 부족한 모습을 보였고 또다시 완벽한 득점 기회를 내주며 실점했다.

[벨기에에 패한 축구대표팀.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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