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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정통 사극 연기란 이런 것이다"를 여실히 보여준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극본 정현민 연출 강병택 이재훈). 타이틀롤인 배우 조재현을 필두로 유동근 박영규 서인석 등 '정도전'에는 소위 '연기의 神(신)'으로 불리는 이들이 대거 출연해 연기의 향연을 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들이 보여준 사극 연기는 '교과서'에 가까웠고, 시청자들로 하여금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기도 했다.
최근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 드라마에는 소위 '연기돌'이라 불리는 아이돌그룹 출신 연기자들이 속속 작품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대중에게 확실히 얼굴도장을 찍고 있던 아이돌인만큼 초반 관심 몰이와 향후 고정 시청층 확보에도 효과가 있기에 많은 작품에서 이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너도나도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을 선호하다보니 연기에 대한 준비가 완전히 이뤄지지 못한 상태에서 드라마에 출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이는 '연기력 논란'을 불러오며 드라마의 인기에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연기돌 본인에게도 적잖은 상처를 안겨주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도전'은 스스로 연기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교과서 같은 작품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사극 출연을 염두하고 있는 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작품으로 추천하기에 충분하다. 정도전 역의 조재현은 대사는 물론, 눈빛까지 오롯이 정도전에 빙의한 듯한 완벽한 몰입으로 눈길을 끌었고, 이성계 역의 유동근은 오랫동안 사극의 주연으로 활약하며 쌓아온 깊은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 밖에 최영 장군 역의 서인석과 매력적인 악역으로 등장했던 이인임 역의 박영규 등 외에도 오랜 연기 경력을 자랑하는 이들의 등장은 시종일관 '연기란 이런 것이다'를 외치는 듯 절정의 연기력으로 절로 드라마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실제로 하늘같은 선배 연기자들이 즐비한 '정도전' 촬영 현장은 언제나 긴장감이 가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모두들 서로의 대본에서 손을 놓지 않는다. 촬영 직전에는 전운이 감돈다는 말이 딱 어울릴 것"이라며 "서로의 캐릭터에 몰두한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절로 존경심이 생길 정도"라고 말했다. 우리는 어쩌면 연기의 신들이 보여주는 진짜 연기에 매료돼 '정도전'에 더욱 빠져들었는지도 모른다. 드라마가 종영하면서 이런 환상적인 조합을 다시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안타까움 섞인 한숨이 곳곳에서 들려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재현은 앞서 대하드라마 출연을 망설이는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전한 바 있다. 조재현은 "사극이라고 하면 사극적인 말투를 해야 한다는 것에 살짝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형적인 그 틀 안에서 분명히 찾아야 할 부분이 있고, 이를 거부하면 쌩뚱 맞아지더라"며 "특히 '정도전'은 정통사극이기에 책임감도 생기고, 있었던 이야기이기에 이를 제대로 표현해야되더라. 이런 점은 연기를 시작하는 배우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듯 하다"고 출연을 독려했다.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 주요 출연진. 사진 = K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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