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해도 선두독주다.
올 시즌에 들어가기 직전, 임창용을 영입한 삼성이 결국 우승에 가장 가까운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래도 그 과정은 예년에 비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다수였다. 2012년과 2013년 정규시즌에 들어가기 전에 비하면 삼성의 정상수성에 대해 확신을 갖는 사람이 확실히 적었다. 오히려 춘추전국시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시즌 반환점을 돈 시점. 삼성은 지난해보다 더 잘 나간다. 1일 현재 승률 0.677. 2위 NC와 격차는 6게임. 지난해 7월 1일(승률 0.623, 2위 넥센과 게임차 2.5), 2012년 7월 1일(승률 0.552, 2위 롯데와 격차 0.5), 2011년 7월 1일(승률 0.603, 2위 KIA와 게임차 1.5)에 비하면 승률은 가장 높고, 2위와의 승차는 가장 크다. 그만큼 올 시즌 삼성이 완벽에 가까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 꼼꼼한 레이스 운영과 약해진 경쟁자들
일부 전문가들은 “삼성이 3년 연속 우승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전력이 미세하게 떨어진다”라고 했다. 일리가 있는 진단. FA, 군입대, 해외진출 등으로 매년 힘이 조금씩 떨어졌다. 결정적으로 야수에 비해 마운드 리빌딩이 쉽지 않았다. 심창민 정도를 제외하곤 뉴 페이스 발견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 삼성 평균자책점은 류중일 감독 부임 후 3.35-3.39-3.98-4.30으로 치솟았다. 물론 올 시즌이 극강 타고투저이긴 하지만, 삼성 마운드, 특히 삼성 불펜이 예전과 같이 난공불락은 아니다.
중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지난 3년보다 올해 더 잘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단 지난해보다 선발진이 좋아졌다. 릭 밴덴헐크가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급 외국인투수로 성장했다. 윤성환 장원삼 배영수는 여전히 꾸준하다. J.D. 마틴이 기복이 있지만, 타선과 불펜의 힘으로 적절히 메워낸다.
결정적으로 류 감독의 시즌 운영이 매우 꼼꼼하다. 절대 선수를 무리시키지 않는다. 밴덴헐크가 에이스 모드를 보여준 건 그 직전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을 때 쉬면서 투구밸런스를 다듬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필승 셋업맨 안지만이 어깨통증으로 쉬었다. 이지영과 마틴도 시즌 초반 부상으로 충분히 휴식한 뒤 시즌을 시작했다. 류 감독은 그 사이 이흥련 이수민 김건한 박근홍 등의 비중을 집중적으로 높였다. 또한, 개막 톱타자 중견수 정형식이 부진하자 박해민 김헌곤을 투입해 재미를 보고 있다. 경미한 부상자들이 100% 컨디션으로 돌아오면서 기존 대체자들과 경합하자 전력 내구성이 더욱 좋아졌다. 내부적으로 전력이 조금씩 떨어지곤 있지만, 류 감독 특유의 촘촘한 운영으로 선두독주를 하고 있다.
경쟁자들이 약해진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올 시즌 삼성을 가장 위협할 팀은 두산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두산은 마운드가 붕괴되면서 5위로 처졌다. 신생팀 NC도 최근 1~2주간 주춤한 기색이 역력하다. 2~3게임차였으나 최근 6게임까지 벌어졌다. 풀타임 순위경쟁이 없는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넥센도 최근 상승세지만, 지난해 초반처럼 강력한 위용을 뽐내지 못했다. 마운드 약세를 효과적으로 메우는 데 시간이 걸렸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9월 초까지 삼성을 괴롭혔던 LG와 같은 강력한 레이스 파트너가 없다. LG 역시 한계를 드러내고 일찌감치 하위권으로 처졌다. 삼성은 이곳저곳 누수를 드러냈으나 효과적으로 잘 메웠다. 그러나 다른 팀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면서 삼성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 해피엔딩을 맞이하고 싶다면
아직 삼성이 샴페인을 터트릴 때는 아니다. 이제 시즌은 반환점을 돌았다. 절반의 잔여일정을 치러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부상자 관리를 잘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삼성이 부상자 없이 100% 전력으로 시즌을 치르면 어느 팀에도 부족한 전력이 아니다. 매우 잘 짜인 조직적 타선, 최강 선발진, 예년보단 2% 부족해도 여전히 믿음직한 계투진이 있다.
그러나 장기 이탈자가 다수 발생할 경우 삼성도 난감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삼성은 장기 이탈자를 막기 위해 류 감독이 사전에 조치를 잘 취했다. 이젠 불의의 부상도 조심해야 할 때다. 부상자가 연쇄적으로 나오면 아무리 선수단 운영을 잘 하는 류 감독도 별 다른 도리가 없다. 결정적으로 삼성 선수층이 지난 1~2년 전에 비해 그리 풍족한 편이 아니다. 류 감독도 “예전에 비해 주전 대체자가 많지 않다”라고 했다. 3년 연속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게임을 치렀다. 부상자가 많은 건 당연하다. 지금까진 그 관리를 완벽에 가깝게 했다. 앞으로도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
또 하나는 외부변수. 방심은 있을 수 없다. 류 감독은 항상 “만만한 팀이 없다”라고 한다. 최근 넥센이 확실히 좋다. 삼성은 지난주 대구 3연전서 1승2패 루징시리즈를 기록하는 등 최근 넥센과 5경기서 1승1무3패 열세다. 타선 폭발력이 좋고 계투진도 좋다. 최근 선발진이 안정을 찾으면서 상승세다. 이런 팀이 더 치고 올라올 경우를 대비해 착실히 승수를 쌓아야 한다. 불펜이 관건인 롯데 역시 최근 투타조화가 좋다. NC 역시 언제든 다시 올라올 수 있다. 지금은 4강권 밖에 있지만, 두산도 선발진 재정비가 끝나면 언제든 4강권을 위협할 수 있다. 만약을 대비해 승수를 벌어놓을 수 있을 때 꾸준히 벌어야 한다. 부상을 조심하고 방심하지 않으며 상대 움직임에 항상 기민하게 대처해야 한다. 4연패를 노리는 삼성의 후반기 키워드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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