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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요아힘 뢰브 감독은 끝까지 클로제 카드를 쓰지 않았다. 왜일까?
독일은 1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서 열린 알제리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16강전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하며 8강에 올랐다. 독일은 연장 전반 2분 쉬를레의 선제골과 연장 후반 추가시간 외질의 쐐기골로 자부가 한 골을 만회하는데 그친 알제리를 제압했다.
이로써 독일은 오는 5일 오전 1시 앞서 나이지리아를 꺾은 프랑스와 8강서 격돌하게 됐다. 8강 최고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진땀승이었다. 독일이 질 수도 있는 경기였다. 독일의 전술적인 대응에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결과적으로 뢰브의 쉬를레 교체가 적중하며 리드를 잡았지만 알제리의 약점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전략이었다.
뢰브는 이번 대회서 철저히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과거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를 모방하는 듯 한 느낌이 들 정도다. 실제로 독일은 공격 전 지역에 설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뮐러를 제로톱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람을 포백 바로 앞에 둬 공격 시에는 좌우 풀백을 높이 올려 스리백의 형태를 띠기도 한다. 바르셀로나와 유사한 이유다.
문제는 ‘약점’ 또한 바르셀로나와 똑같이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점유율 축구의 약점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쓸데없이 볼만 소유하는 단조로운 플레이가 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점유율 축구는 빠른 역습에 약하다. 독일이 이날 스피드가 좋은 보아텡을 중앙 수비로 이동한 것도 그 때문이다. 허나, 그럼에도 독일은 알제리 역습에 고전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러한 바르셀로나 축구를 가장 잘 깼던 팀이 현재 독일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라는 점이다. 하지만 뢰브는 이들을 데리고 바르셀로나식 점유율 축구를 하고 있다.
뢰브가 클로제 카드를 끝까지 쓰지 않은 점도 이날 독일이 답답한 경기를 펼친 이유 중 하나였다. 물론 뢰브가 클로제를 왜 투입하지 않았는지는, 그만이 알 것이다. 뢰브의 전술적인 고집일 수도 있고, 클로제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과론적이지만, 클로제를 투입하지 않은 결정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클로제는 조별리그서 교체로 들어가 곧바로 월드컵 최다골(15호골) 타이 기록을 세우며 골 감각에 이상이 없음을 알렸다. 더구나 알제리는 벨기에전서 높이에 약점을 보인 상태였다. 클로제를 통해 공격의 다양성을 줬다면 이토록 어렵게 경기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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