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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feel)]
배우에게 있어, 배역과 자신의 실제 모습의 싱크로율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응답하라 1997’에 출연했던 에이핑크의 멤버 정은지와 극 중 배역인 성시원과 닮은 부분이 상당히 많다. 걸쭉한 부산 사투리와 극강 왈가닥 성격, 물불 안 가리는 열정까지 그렇다. 그녀의 실제인지, 연기인지 구분 안가는 자연스러운 생활연기에 힘입어 이 드라마는 90년대 복고열풍을 이끌어내며 큰 인기를 누렸다. 정은지 또한 스타덤에 오르며, 절로 소속 그룹까지 인지도가 높아져 에이핑크가 아닌 은지핑크로 불렸을 정도니 말이다.
이런 정은지가 첫 공중파 드라마 주연에 도전했다. 지난주 첫 방송을 시작한 월화드라마 ‘트로트의 연인’을 통해 트로트 유망주 최춘희로 분한다. ‘트로토의 연인’은 최춘희가 천재 뮤지션 장준현(지현우)을 만나 트로트 가수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드라마이다. 정은지와 주인공 최춘희 또한 싱크로율이 매우 높다. 먼저 에이핑크의 메인 보컬을 맡고 있을 정도로 정은지는 노래를 매우 잘한다. 워낙 타고난 성량에다 ‘금발이 너무해’ 등 여러 편의 뮤지컬 여주인공을 맡으며 실력이 날로 일취월장했다. 굵고 허스키한 음색과 안정적인 중저음, 곡의 흐름에 따라 완급조절을 잘하는 호흡과 발성까지 인생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트로트에 안성맞춤이다.
전직 마라톤 선수라는 설정처럼 정은지 또한 운동에 능하며, 파이팅 넘치는 열정으로 유명하다. 163cm, 47kg의 가녀린 체구지만, 쌀 20kg을 거뜬하게 드는 짤 영상이 돌아다니는가 하면, ‘런닝맨’에 출연해 각종 게임에서 괴력을 발휘하며 소녀 장사로 등극하기도 했다.
너무 인형처럼 예쁘지 않은(!) 외모도 한 몫을 한다. 정감 있고, 개성 있는 마스크는 자신 만의 아우라를 갖춘 배우 공효진을 연상시킨다. 흔하지 않은 외모이기에 더 눈길이 가고, 여느 배우 못지않은 연기력에 마음이 간다.
이제 2회가 방송됐지만, 정은지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빚에 허덕이는 소녀가장으로 절실하게 트로트 가수로 성공해야 하는 필연 속에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은 캔디를 잘 소화해내고 있다. 주저앉아 울어야 하는 상황에서 남겨진 동생을 위해 씩씩하게 전진해야 하는 최춘희를 잘 표현하고 있다. 희비극이 오가는 다양한 표정연기와 코믹 설정들은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아이돌 멤버들의 연기 도전은 필수 코스로 자리할 만큼 보편화되고 있다. 단연 돋보이는 연기력으로 주연으로 꿰차며, 최강 연기돌로 등극한 정은지. 무대 요정을 넘어 안방 연인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그녀의 발전을 더욱 기대해본다.
[걸그룹 에이핑크 정은지. 사진 = KBS 제공]
최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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