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강산 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잠수함' 김대우의 데뷔 첫 승은 무산됐다. 하지만 데뷔 최다인 5이닝과 99구는 큰 의미가 있었다.
김대우는 1일 목동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 5이닝을 5피안타(1홈런) 4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잘 막았으나 불펜 방화로 데뷔 첫 승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김대우의 99구는 헛되지 않았다. 데뷔 후 처음으로 5이닝을 채우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투구수 99개 또한 지난 3일 NC전 4⅔이닝 97구를 넘은 개인 최다 기록.
올 시즌 3번째 선발 등판이었다. 앤디 밴 헤켄과 헨리 소사 외에 확실한 선발 카드가 없던 넥센으로선 김대우의 호투가 절실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대우가 최근 컨디션이 좋고 중간으로 나가서 잘 던졌다"며 "야구는 모른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고 믿음을 보였다. 김대우는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
시작은 다소 불안했다. 김대우는 1회초 전준우와 최준석에 안타를 맞아 2사 1, 3루 위기에 몰렸고, 5번타자 박종윤에 우전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했다. 계속된 2사 1, 2루 위기 상황에서는 황재균을 117km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첫 이닝을 넘겼다. 2회초에는 2사 후 김문호에 볼넷을 내줬으나 정훈을 2구 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1-1 동점이던 3회 추가 실점했다. 김대우는 3회초 선두타자 전준우에 안타, 손아섭에 볼넷을 내준 뒤 폭투로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고, 후속타자 최준석을 2루수 땅볼로 잡아 1점과 아웃카운트를 맞바꿨다. 그러나 계속된 1사 3루 위기 상황에서 박종윤과 황재균을 나란히 내야 뜬공으로 잡아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팀이 6-2로 역전에 성공한 4회에는 2사 후 김문호를 사구, 정훈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전준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5회에는 1사 후 최준석에 우월 솔로포를 맞고 3점째를 내준 뒤 박종윤을 7구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황재균을 7구 끝에 133km 직구로 삼진 처리한 뒤 강민호는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고 이닝을 마감,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김대우는 박수를 치며 기쁨을 여과없이 표현했다. 데뷔 첫 승 요건을 갖춘 순간.
5회까지 99구를 던진 김대우는 6회부터 김영민에 마운드를 넘기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데뷔 첫 승의 꿈에 부풀 만했다. 그러나 세상만사 뜻대로만 되진 않는 법. 6회초 김영민이 정훈에 솔로포를 맞아 4-6으로 추격을 허용했고, 7회초에는 믿었던 한현희가 강민호에 동점 투런포를 맞아 승리가 날아가고 말았다. 팀이 7회말 6점을 추가, 12-6으로 달아났으니 날아간 승리가 더욱 아쉬울 법했다.
하지만 김대우는 웃었다. 당장 개인의 1승에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팀의 12-7 승리에 누구보다 기뻐했다. 던진 날보다 앞으로 던질 날이 더 많기에 어찌 보면 당연하다. 앞으로의 희망을 발견한 김대우의 이날 99구는 헛되지 않았다. 본인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준 건 당연하다.
김대우는 경기 후 "팀이 이겨서 좋다. 기회는 다음에 있기 때문에 괜찮다"며 "초반에 타자들이 점수 뽑아준 덕분에 5회까지 잘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넥센 히어로즈 김대우. 사진 = 목동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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