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처럼' 장혁·장나라, 가장 안전하고 완벽한 선택 [夜TV]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도도하고 유쾌한 재벌남 캐릭터에 배우 장혁을 떠올리는 것은 어려운 선택이 아니다. 한없이 착한 평범녀로 장나라를 떠올리는 것도 그렇다. 더구나 바로 그 두 사람이 서로의 파트너로 함께 한다면 이것은 완벽한 캐스팅이다.

MBC 새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첫 방송이 2일 밤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조금씩 얽혀가는 이건(장혁)과 김미영(장나라)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3대 째 내려오는 역사 깊은 장인화학의 이건 사장은 약혼녀 강세라(왕지원)를 위한 프러포즈 준비로 분주했다. 그토록 무서워하는 개에게 쫓기는 위기까지 겪으며 반지를 입수한 이건은 화려한 마카오를 배경으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리허설까지 가지며 프러포즈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같은 시간, 거절이라고는 할 줄 모르는 이 시대의 착한 여자 김미영도 마카오를 찾았다. 회사에서 이뤄진 추첨을 통해 마카오 리조트 티켓을 손에 쥔 김미영은 자신에게 마음을 표하는 민변호사(김영훈)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다는 상상에 행복해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마음과 달리 운명의 장난은 이건과 김미영의 만남을 유도하고 있었다. 이건의 기업에 적대적인 세력들은 그의 약점을 잡으려 했고, 스캔들을 만들기 위해 이건에게 약을 먹이고 다른 여자를 방에 들여보낸다는 악랄한 계획을 세웠다. 물론 공교롭게 약병은 김미영의 손에 들어갔다.

2회 예고에서는 원치 않는 하룻밤을 보내게 된 이건과 김미영의 모습이 그려지며 향후 전개에 대한 흥미를 더 했다.

첫 회에서 장혁과 장나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연기력으로 이 만화 같은 이야기를 그려나갔다. 장인화학이 만들어 온 샴푸에 대한 자부심으로 여성 모델(클라라)까지 뒤로 제쳐둔 채 직접 CF 모델 시범을 보이고, 강세라에 전할 반지를 잃어버린 뒤 개에 쫓기며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 장면 등 장혁은 시종일관 물 오른 코믹 연기로 시청자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한동안 진지한 역할을 맡아오던 장혁표 코믹 연기의 부활이었다.

장나라는 평범하지만, 그래서 더 설득력 있고 매력 있는 김미영, 그 자체였다. 직장동료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당하면서도 언제나 환한 미소를 짓는 김미영은 오랜 시간 해당 캐릭터를 연기하는 노하우를 다져 온 장나라가 아니었다면, 그저 가엾은 존재로 보이기 십상이었다. 하지만 장나라는 특유의 선하고 긍정적인 매력으로 김미영 캐릭터에 매력을 불어넣었다.

남녀주인공이 무려 12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작품에서 재회하는 것은 드문 일. 지난 2002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SBS 드라마 '명량소녀 성공기'의 두 사람이 남녀주인공으로 다시 만난다는 소식에 시청자들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보냈다. 그러나 우려가 설 자리는 없었다. 장혁과 장나라는 증명된 호흡을 다시 한 번 유감없이 발휘했고, 몸에 꼭 맞는 캐릭터들의 조화는 다음 이야기 대한 기대를 더 했다.

[배우 장혁(첫 번째)과 장나라.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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