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지성은 올해로 데뷔 16년차를 맞이했다. 지난 1999년 드라마 '카이스트'로 데뷔한 후 작은 역들을 차근차근 거치며 지금의 자리에 올라섰다. 대표적 대기만성형 배우로, 시간의 흐름만큼 한웅큼 한웅큼씩 '배우 지성'만의 무게를 더해 현재의 자신을 완성시켰다.
영화 '좋은 친구들'에서 지성이 연기한 현태는 이런 지성의 강점을 잘 드러내주는 역이다. 우발적인 사건으로 의리와 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세 남자 현태, 인철(주지훈), 민수(이광수)의 이야기를 그려낸 이 영화에서 지성은 자신만의 존재감과 묵직함을 발휘하며 영화의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세 남자의 환상적인 케미스트리는 배우 지성이 있어 가능했다.
하지만 '좋은 친구들'이 유독 지성만 돋보이는 영화가 아닌 것도 사실이다. 세 친구의 이야기를 그리는 만큼 지성 역시 이들과 어우러져 호흡한다. 그동안 드라마, 영화에서 주연배우로서 큰 존재감을 발휘해 왔던 지성을 떠올려보자면 신선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지성은 그 이유를 내실을 다져가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자신의 연기 단점을 알고 있고, 그동안 대중들에게 보여지지 않은 이미지라는 것도 알고 있으니 성급하기 보다는 천천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것. 또 데뷔 16년, 긴 시간이라고 하면 긴 시간이고 짧은 시간이라고 하면 짧은 시간일 수도 있지만 더 배워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지성은 "그동안 많이 나왔던 반복되는 느와르 분위기가 아니었고, 평범한 소재로 이런 드라마를 쓸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재미있었다. 좋은 영화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 명의 호흡이 중심인 이 영화를 하고 싶었고, 내 노선을 정해 그 노선만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쉽게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성이 현태를 받아들인 후부터 그는 영화 속에서 보여지지 않은 현태의 모습에 집중했다. 현태를 변하게 만든 것들, 현재의 그를 답답하게 보이게 만드는 숨겨진 과거 속 이야기 등에 집중하며 현태를 완성시켜나갔다.
지성은 "'좋은 친구들'은 한 사건을 중심으로 쫓고 쫓기는 느낌 보다는 갈등하는 셋의 모습을 담는다. 한 명, 한 명이 감정을 잡으면 지루해 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사실 호흡의 감을 잡는 게 어려웠다. 계산이라기 보다, 영화 흐름 안에서의 감을 잡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어려운 현태 캐릭터였지만, 정작 현태를 연기하는 건 생각처럼 어렵지 않았다. 현태라는 인물을 명확히 한 뒤 자신 안의 현태가 돼 카메라 앞에 섰고, 본능과 생각이 이끄는 대로 연기했다.
지성은 "가장 중요한 건 영화에서 보여지지 않은 현태의 과거들이었다. 현태만은 알고 있을 것 아닌가. (내가 생각한 현태가 100%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으니) 명확히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나만의 정답이니까 성장 배경을 확실히 만들어 놓고 촬영에 들어갔다. 초반에 골똘히 고민하는 것만 어려웠지 그 다음부터는 집중해 연기할 수 있었고, 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지성은 '좋은 친구들'이 관객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아있는 영화가 되길 희망했다. 자신이 어렸을 때 영화 '대부'를 본 후, 시간이 흘러 영화를 다시 볼 때마다 다르게 다가왔듯 관객들에게 '좋은 친구들' 역시 그럴 수 있기를 원한다고.
지성은 "계속 도전하고 배우려고 한다. 내 입에서 배운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이번 '좋은 친구들'도 그런 의미다. 늘 나에겐 도전과도 같다. 항상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고, 깊이감 있는 연기를 하고 싶은 게 희망사항"이라고 말했다.
또 "오래오래 기대할 수 있는 배우, 기대가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바람이 이뤄지고 있다는 걸 확인하려면 수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10년, 20년 후의 자신의 모습을 궁금해 했다.
항상 도전하고 노력하며 배우로서 배우는 자세를 놓지 않는 배우 지성이 출연한 영화 '좋은 친구들'은 의리와 의심 사이에 놓인 세 남자의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로 캐릭터들의 심리, 내적갈등, 밀도 있는 스토리 등으로 눈길을 모으는 작품이다. 오는 10일 개봉.
[배우 지성.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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