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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그야말로 적신호다. 동료애를 넘어 가족애를 앞세웠지만 자리를 잡을 시점에 꼭 하나씩 터진다.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 이야기다.
'룸메이트'는 이동욱, 신성우, 이소라, 홍수현, 2NE1 박봄, 애프터스쿨 나나, 조세호(양배추), 박민우, 서강준, 송가연, 엑소 찬열 11명의 스타들이 한 집에서 서로 부딪히며 겪는 일상 생활을 밀착 촬영을 통해 리얼하게 그려내는 프로그램. 웃음뿐 아니라 우정, 가족애 등 진한 휴머니즘까지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1인 가구 시대에 맞춰 다양한 스타들의 출연은 물론 이들이 함께 어울리는 모습까지 방송 전부터 '룸메이트'에 대한 관심은 상당했다. 또 11명의 캐릭터 카드를 차례로 공개하며 각기 다른 캐릭터를 자신했기에 기대는 더욱 컸다. 11명의 스타가 출연하는 만큼 이들의 이색 조합이 한 집에 산다는 포맷을 만나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궁금증이 모아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방송 초반 '룸메이트'를 향한 시선은 엇갈렸다. 가족애를 앞세웠지만 아직 어색한 11명의 룸메이트들은 서로에 대한 적응의 시간이 필요했고, 때문에 어색한 기류가 흐르면서 이같은 분위기를 풀기 위해 다소 불편한 러브라인이 먼저 그려진 것.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고, 이를 극복하기까지 출연자들은 급속도로 친해져야 했다.
확실히 출연자들은 급속도로 친해졌다. 한 집에 살기 때문인지 몰라도 실제로 다른 프로그램보다 더 빨리 서로를 이해했고, 점차 합을 맞춰 갔다. 러브라인을 넘어 스타들의 진짜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 안에서 서로간의 우정과 가족애가 쌓여 갔다. 그렇게 조금씩 청신호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너무 편해서였을까. 스타들의 성격이 너무 드러나고 말았다. 이에 일부 출연자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감수해야 했다. 특히 걸그룹 애프터스쿨 나나는 말투부터 행동까지 하나 하나 지적 받아 이에 대한 고충을 털어 놓기도 했다. 이후 나나는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주고 있다.
앞서 다수의 지적이 있었지만 그래도 '룸메이트'에 희망이 보였던 것은 출연자들이 점차 가족의 의미를 잡아갔기 때문. 11명의 스타들이 함께 어울리며 어느 정도 가족애를 보여주는 지점이 돼가고 있었다. 특히 개그맨 조세호의 부모님이 방문 했을 때 이러한 가족애가 더욱 빛났고, 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프로그램 정체성이 조금씩 명확해져 호평을 얻기도 했다.
이처럼 '룸메이트'가 어느 정도 프로그램 성격을 명확하게 잡아간데는 어찌 됐든 가족애를 앞세웠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다소 억지스럽고 부자연스럽다는 의견이 나와도 제작진이 내세운 것은 '가족애'였다. 이에 출연자들 역시 '가족애'를 중심으로 서로 더 친근함을 과시할 수 있었고 그렇게 프로그램 자체도 자리를 잡아가는 듯 했다.
하지만 '룸메이트'의 정체성이 명확해질 때쯤 또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2NE1(투애니원) 박봄의 마약류 밀수 의혹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박봄은 지난 2010년 10월 미국 국제운송업체 화물 항공편을 통해 향정신성의약품인 암페타민 82정을 미국에서 몰래 들여오려다 인천국제공항 세관에서 적발됐다.
이와 관련, 박봄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는 YG 공식블로그를 통해 박봄의 암페타민 밀수입과 관련된 해명글을 올렸다. 그러나 '룸메이트' 측은 박봄과 관련해 논의중일 뿐 이렇다할 입장을 전하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사건에 대한 의혹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가지 명확한 것은 이 지점에서 '룸메이트'는 딜레마와 마주했다는 것이다. 가족애를 앞세웠던 만큼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룸메이트'기에 이같은 상황에서 어려움은 더 크다. 비난 여론을 안고 가기엔 사안이 너무 크고, 그렇다고 섣불리 하차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간 프로그램 정체성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
앞서 자잘한 논란들은 가족애를 중심으로 풀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박봄의 경우 가족애를 중심으로 풀어가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때문에 다소 혼란스럽겠지만 제작진의 빠른 입장 표명이 더욱 필요한데 '룸메이트'는 현재 이렇다 할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 '룸메이트'는 출연자들만의 가족애와 함께 공감해야 하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어떤 것을 끌어 안을지 딜레마와 마주했다. 이런 가운데 '룸메이트'는 오는 11일 예정대로 녹화가 진행된다. 박봄과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지만 프로그램은 그대로 이어가는 것. '룸메이트'가 어떤 방법으로 딜레마를 풀어갈 것인지, 딜레마 앞의 적신호를 어떻게 청신호로 바꿀지 귀추가 주목된다.
['룸메이트' 출연자. 사진 = SBS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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