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신의 한 수'(감독 조범구)가 한국영화의 흥행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신의 한 수'는 전야 개봉일인 2일 6만 7327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일일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다. 정식 개봉일인 3일에는 18만 1052명의 관객을 끌어 모으며 흥행 정상에 올랐다. 또 지난달 4일 한국영화 '끝까지 간다'가 외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게 빼앗겼던 1위 자리를 되찾아오며 30일 만에 한국영화가 박스오피스 정상 자리를 재탈환하는 기록을 세웠다.
사실 그동안 한국영화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무엇보다 굵직굵직한 남자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세월호 참사로 '역린'과 '표적'이 예상치 못한 직격탄을 맞았고, 특히 '역린'의 경우 현빈을 전면에 내세웠을 뿐 아니라 명품 배들이 포진했으며 흥행 드라마들을 연출해 온 이재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궁금증을 키웠지만 영화 혹평과 맞물리며 400만 관객도 안 되는 예상 밖의 성적표를 품에 안아야 했다.
송승헌도 현빈과 아픔을 같이 나눴다. 그의 첫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이자 '19금 멜로 마스터'로 불리는 김대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개봉 전부터 기대감을 높였던 영화 '인간 중독'이 150만명도 안 되는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기 때문.
이런 흥행 참패는 '하이힐'과 '우는 남자'도 마찬가지. 장진 감독과 차승원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하이힐' 역시 34만명을 동원했으며, 디렉터스컷까지 개봉했지만 이 역시 2000여명의 관객이 관람했을 뿐이다. 장동건과 '아저씨' 이정범 감독이 의기투합한 영화 '우는 남자'도 60만명을 겨우 넘겼다. 이런 추세는 이민기, 박성웅의 느와르 영화 '황제를 위하여'로 이어졌다. '황제를 위하여' 역시 6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흥행력이 사그라들었다.
올해 개봉한 남자배우들을 내세운 영화들 중 흥행력을 과시한 영화는 '끝까지 간다'가 유일했다. 지난 5월 29일 개봉한 '끝까지 간다'는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수가 증가하는 일명 개싸라기 흥행 패턴을 보이며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고, 개봉 6주차에도 박스오피스 TOP5 안에 이름을 올리며 웰메이드 영화의 힘을 과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우성을 내세운 '신의 한 수'가 흥행 청신호를 밝혔다. 전야 개봉일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를 위협하며 2위를 차지하더니 결국 정식개봉일 약 8만명 차이로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를 따돌리며 한국영화 부활 조짐을 알렸다. 예매율 면에서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의 반토막(영진위 기준)을 기록했지만 압도적 현장 판매분으로 흥행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꺾으며 '도둑들'과 비슷한 흥행 패턴을 보이고 있어 '제2의 도둑들' 같은 흥행 성적을 낼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신의 한 수' 외에도 기대작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하정우와 윤종빈 감독 그리고 화려한 멀티 캐스팅으로 기대감을 높인 '군도:민란의 시대'가 오는 23일, 최민식이 이순신으로 분하고 류승룡이 일본 장수를 맡았을 뿐 아니라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명량대첩을 그려낼 '명량'이 30일 개봉되는 것. 8월에는 김남길, 손예진 주연의 팩션 사극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 베일을 벗고 봉준호 감독이 제작하고 김윤석, 박유천이 출연한 '해무'가 관객들 곁을 찾는다.
물론 기대작임에도 흥행 면에서 쓰라린 아픔을 맞봐야 하는 작품들의 선례가 존재한다. 하지만 명품 배우와 스태프, 제작진 그리고 각 배급사의 올해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 만큼 '신의 한 수'가 흥행력을 과시, 흥행 때문에 우는 남자들의 시대를 끝내는 작품이 되길 기대해 본다.
[영화 '신의 한 수' 포스터. 사진 =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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