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두산으로선 큰 위기였다.
마무리 이용찬의 10경기 출전정지. 전반기 아웃. 4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날아든 대형 악재. 가뜩이나 선발진이 불안한 두산으로선 마무리 이탈로 마운드가 송두리째 흔들릴 위기를 맞았다. 6월 선발진 붕괴로 4강에서 이탈한 상황. 송일수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 5할을 회복한 뒤 4강권을 맹추격하겠다고 했다. 그 구상이 뒤틀릴 위기를 맞이한 것이었다.
송일수 감독은 경기 전 “투수들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다만 타자들이 경기 초반에 점수를 내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타선이 경기 초반부터 막히면서 투수들이 심리적으로 받는 부담이 컸다는 의미. 실제 선발진이 무너진데다 타선마저 막힌 두산은 6월에 치른 경기서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나간 경기가 거의 없었다.
송 감독은 구체적으로 “타자들이 투수의 공을 잘 봐야 한다. 나쁜 공에 방망이가 나가면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했다. 타자들의 선구안을 강조한 것. 이날 상대한 선발투수가 올 시즌 토종 우완투수 중 가장 잘 나가는 윤성환이란 걸 감안하면 더더욱 초반 승부가 중요했다. 제구력이 좋은 윤성환은 타자 입장에선 매우 까다롭다.
결과적으로 초반 주도권의 중요성은 이용찬이 이탈하면서 더욱 커졌다. 두산 타자들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초반 직구 제구가 흔들린 윤성환을 집중 공략했다. 1회에만 5안타 1볼넷 3득점. 이날 전까지 평균자책점 3.32로 3위를 달리던 윤성환을 이렇게 두들긴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두산 타자들의 집중력이 더욱 좋았다.
1회 3점을 뽑은 두산은 2~3회에 1점을 내줬으나 5회와 7회에 윤성환을 다시 공략해 2점을 추가했다. 5회와 7회 모두 2사 이후 집중력을 발휘했다는 게 더욱 인상적이었다. 윤성환의 몸쪽 코스를 기가 막히게 공략한 장면은 압권. 그 사이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길게 버텨냈다. 초반 주도권은 물론이고 중반 이후 흐름까지 점령했다.
니퍼트는 최대한 버텼다. 필승조는 선발진보다 안정적이지만, 두산으로선 에이스 니퍼트가 최대한 오래 버텨주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 니퍼트는 7회까지 완벽하게 삼성 타선을 제압했으나 8회 위기를 맞았다. 1사 2,3루 찬스서 나바로에게 2타점 중전적시타를 맞아 1점 차로 쫓겼다. 하지만, 이현승과 정재훈이 아웃카운트 5개를 잡아내면서 1점 리드를 지켰다. 임시 마무리 정재훈이 9회초 2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끝내 1점 리드를 지켰다. 결국 선발투수가 최대한 버텨냈고 타선이 초반 주도권을 잡으면서 승리 확률을 높였던 게 승인이었다.
두산은 앞으로 이용찬 없이 9경기를 더 버텨내야 한다. 아직은 불안한 부분이 있다. 이용찬 공백은 박빙승부서 분명히 크게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두산이 이용찬 없이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야 하는지에 대해선 이날 그것도 삼성 에이스를 상대로 여실히 보여줬다. 두산으로선 매우 의미있는 승리였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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