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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대중의 예상을 깨뜨리며 돌아온 걸그룹 f(x)(빅토리아 엠버 루나 설리 크리스탈).
7일 낮 12시 f(x)가 발표한 정규 3집 앨범 'Red Light'에는 동명의 타이틀곡을 포함해 'Summer Love', '무지개(Rainbow)', '나비(Butterfly)', '바캉스(Vacance)', '뱉어내(Spit it Out)', 'Boom Bang Boom', 'MILK', 'All Night', 'Dracula', '종이 심장(Paper Heart)' 등 11곡이 실렸다.
역시 흥미로운 건 뮤직비디오와 컴백 무대가 선공개된 타이틀곡 'Red Light'. 매 여름 컴백하는 f(x)답게 여름 분위기의 노래를 선보일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Red Light'는 이 예상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한편으로는 여전히 f(x)가 여타 걸그룹과 딴 방향의 길로 향하고 있단 게 다시 입증된 곡이기도 하다.
노래는 긴장감을 가득 머금었다. 어둡고 낮게 은밀히 달려오다 후렴구에서 급박하게 뒤를 쫓기는 듯한 느낌이다.
긴장은 세 단계로 나눠 고조된다. 출발은 초조함을 자극하는 빠르게 똑딱거리는 시계 소리. 이어 기계 음성처럼 감정이 배제된 크리스탈, 설리의 도입부를 지나고, 경고음처럼 울려대는 전자음과 둔탁한 베이스가 뒤에 깔리며 불안한 분위기가 지속된다.
긴장의 상승 지점은 '눈 크게 떠. 거기 충돌 직전'으로 시작하는 후렴구. 심지어 이 후렴구의 초반도 보컬이 전체적으로 낮게 가라앉은 느낌인데, 덕분에 뒤이어 등장하는 '켜졌어 Red Light. 선명한 Red Light. 스스로 켜져. 그것은 Red Light' 구간의 고조되는 긴장감이 더욱 극적이다. 긴장의 극대화는 후렴구의 세 번의 등장으로 완성되고, 귀를 자극하는 랩이 더해진 마지막 등장 때 긴장이 폭발한 상태로 노래가 마무리된다.
익숙한 멜로디는 아니다. '피노키오', 'Hot Summer', 'Electric Shock', '첫 사랑니' 등 지난 노래들과 비교하면 어두워진 색깔이 뚜렷하다. f(x)가 '난해하다'란 평을 들을 수밖에 없는 곡을 또 들고 나온 셈이다. 분명한 건 '난해하다'가 '익숙하다'란 느낌보단 훨씬 긍정적이란 점이다. 과거의 히트곡을 답습하지 않고 앞으로 내디뎠다. 특히 여러 걸그룹들이 이미지만 소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f(x)가 계속 음악으로 어필하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난해하지만 중독된다'로 이어질지가 관건인데, 지난해 'Pink Tape' 때와 마찬가지로 앨범 발표 전 미리 뮤직비디오와 컴백무대를 공개해 대중에게 노래를 익힐 시간을 준 SM엔터테인먼트의 전략은 특히 더 난해해진 이번 'Red Light'에서 주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f(x)가 귀엽고 예쁜 노래를 아예 버린 것도 아니다. 컴백무대 때 선보인 'MILK', 'All Night' 등의 노래는 듣기 편안한 멜로디의 곡인 데다가 가사 역시 난해함 없이 사랑스러운 소녀 감성으로 채워졌다. 'Red Light'로 고조된 긴장을 이완해줘 청자가 앨범을 완주할 수 있는 데 탁월한 효과를 준다.
[걸그룹 f(x) 정규 3집 앨범 'Red Light'. 사진 = f(x) 공식홈페이지 캡처-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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