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청주 강산 기자] 이만하면 작은 청주구장 탓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화 이글스가 투타 동반 부진 속 6연패에 빠졌다.
한화는 8일 청주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3-17, 8회 강우콜드로 대패의 수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6연패에 빠진 한화는 시즌 전적 23승 46패 1무로 여전히 최하위(9위)에 머물렀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선발 송창현은 1회초 2아웃을 잘 잡아놓고 유한준과 박병호에 연속 볼넷을 내주더니 강정호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비거리 115m. 넥센으로선 가운데 펜스까지 거리가 110m로 짧은 청주구장 덕을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있다.
한화는 1회말 한 점을 추격했지만 좋은 흐름은 잠시뿐이었다. 송창현과 조영우가 3회초에만 3홈런 포함 무려 10안타 11실점하며 일찌감치 백기를 들어야 했다. 전광판에는 알파벳 'B'가 찍혔다. 넥센 선두타자 이택근의 솔로포, 김민성의 투런포, 박동원의 스리런포가 한화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이날 한화 선발 송창현은 2⅓이닝 만에 6피안타(3홈런) 3볼넷 9실점하고 물러났고, 이어 등판한 조영우도 첫 상대 박동원에 3점포를 얻어맞는 등 ⅔이닝 만에 6피안타(1홈런) 5실점하고 마운드를 떠났다.
한화의 제2 홈구장인 청주구장의 가운데 펜스까지 거리는 110m. 프로야구가 열리는 국내 야구장 중 가장 짧다. 유난히 많은 홈런이 나와 '탁구장', '한국의 쿠어스필드'라고도 불린다. 다른 구장에서 뜬공으로 처리돼야 할 타구도 담장을 훌쩍 넘어가니 투수들에겐 공포의 대상이다. 3.5m의 펜스 높이도 별 소용이 없다. 이날도 그랬다.
3회까지 실점 과정을 살펴보자. 한화는 이날 17실점 중 홈런 4방으로 9점을 줬다. 홈런이 차지한 비중이 무척 컸다. 비거리는 약속이나 한 듯 115m로 같았다. 그런데 좌측 파울 폴 근처로 넘어간 이택근의 솔로포를 제외한 나머지 3개 홈런은 기존 홈구장인 대전구장이었다면 홈런이라고 장담하긴 어려웠다. 강정호의 홈런은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갔고, 김민성과 박동원의 타구는 각각 우중간과 좌중간을 향했다. 대전구장이라면 가장 깊숙한 코스다.
문제는 투구를 자세히 살펴보면 구장 탓만 할 수도 없다는 것. 홈런이 나온 4구 모두 실투였다. 강정호와 이택근 모두 스트라이크존보다 살짝 높게 형성된 136km, 137km 직구를 각각 걷어올렸고, 김민성과 박동원은 한가운데 들어온 138km, 142km 직구를 때려냈다. 타자가 마음 먹고 직구 타이밍에 배트를 휘두르면 질 좋은 장타가 나오는 코스다.
7회에는 실책 하나로 추가 실점하며 전의를 상실했다. 선두타자 박동원의 타구를 3루수 조정원이 다리 사이로 빠트렸고, 이후 서건창과 이택근, 유한준의 연속 안타와 박병호의 병살타로 3점을 더 내줬다. 자책점은 단 1점이었다. 그러자 들뜬 마음으로 청주 개막전을 찾은 한화 팬들은 하나 둘씩 자리를 떴다.
타선도 침묵했다. 8안타 4볼넷으로 단 3점만 얻었다. 7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만회점을 뽑아 상처뿐인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회복해야 했는데 펠릭스 피에가 4-6-3 병살타로 돌아섰다. 1-14 상황에서 나온 만회점에도 뛸 듯이 기뻐했던 한화 팬들은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마운드는 무너졌고, 공격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굴욕적인 참패였다. 작은 청주구장의 영향도 분명 있었지만 넥센과 한화의 경기력 차이도 극명했다. 김응용 한화 감독은 "초반 대량 실점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짧게 말한 뒤 경기장을 떠났다.
[한화 이글스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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