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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괴물이 나타났다.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즈의 고졸 2년차 투수 겸 야수 오타니 쇼헤이가 주인공이다.
오타니는 9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센다이 코보스타디움 미야기서 열린 2014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이닝 동안 113구를 던지며 4안타 1볼넷을 내줬으나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16탈삼진을 솎아내며 1실점 괴물투를 펼쳤다. 데뷔 후 2번째 완투승으로 팀의 2-1 한 점 차 승리를 이끌어낸 오타니는 시즌 8승(1패)째를 올렸고, 평균자책점은 2.35로 끌어내렸다.
그야말로 '괴물투'라는 세 글자 외엔 설명이 불가능했다. 1회말 1사 2루에서 아카미나이 긴지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내준 뒤에는 어떠한 흔들림도 없었다. 라쿠텐 4번타자 앤드루 존스는 4타석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고, 5회말 1사 2루 상황부터 마쓰이 가즈오와 후지타 가즈야, 긴지, 존스, 존 보우커, 오카지마 타케로까지 6타자 연속 삼진을 솎아내는 위력을 자랑했다. 9회 보우커를 삼진 처리한 공은 이날 최고 구속으로 기록된 159km 강속구였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건 지난해 LA 다저스 벤치코치를 역임한 트레이 힐만 뉴욕 양키스 육성 담당 특별보좌역이 이날 경기장을 찾았기 때문. 한때 니혼햄 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던 힐만은 '닛칸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오타니의 투구를 볼 기회가 없었는데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오타니로선 빅리그 관계자 앞에서 무척 강한 인상을 남긴 셈이다.
오타니에게 메이저리그는 꿈의 무대다. 그는 니혼햄에 지명되기 전인 2012년 말 메이저리그 진출과 니혼햄 입단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당시 오타니의 삼촌뻘인 니혼햄 베테랑 타자 이나바 아쓰노리까지 나서 끈질긴 구애를 펼쳤다. 결국 오타니는 "일본 무대에서의 활약이 메이저리그행의 지름길이다"며 니혼햄 입단을 택한 바 있다.
오타니의 '괴물투'에 적장도 감탄했다. 오쿠보 라쿠텐 감독대행은 "최고의 투구였다. 우리는 과감하게 공격했지만 공이 좋았다. 다나카 마사히로(양키스)와 다르빗슈 유(텍사스) 같은 투수가 되는 것이냐"며 감탄했고, 4타석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난 존스는 "정말 좋은 투수다. 직구는 물론 포크볼과 수직으로 떨어지는 커브도 좋았다. 치기 어려웠다"고 인정했다.
니혼햄은 지난해 오타니에게 투타 겸업을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오타니는 투수로 13경기에 등판, 3승 평균자책점 4.23의 평범한 성적을 남겼고, 타자로는 7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 3푼 8리 3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일본 현지 언론에서는 "신인 오타니에게 투타 겸업은 무리다"고 지적했다. 투수든, 타자든 한 쪽에 집중하는 게 낫다는 것. 니혼햄의 선택은 선발투수였다. 그리고 오타니는 자신의 기량을 맘껏 증명해 보이고 있다.
[지난 2012년 세계청소년대회 당시 오타니 쇼헤이. 사진 = 국제야구연맹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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