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청주 강산 기자] 역시 만능 4번타자다. 한화 이글스 김태균이 또 한 번 필요할 때 통렬한 한 방으로 팀의 7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김태균은 10일 청주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전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 1회말 쐐기 스리런 홈런으로 팀의 4-2 승리에 기여했다. 김태균의 한 방에 힘입어 승리를 쟁취한 한화는 지긋지긋한 7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김태균은 이날 전까지 68경기에서 타율 3할 7푼 7리 10홈런 59타점, 출루율 4할 6푼 4리를 기록 중이었다. 득점권 타율도 4할 3푼(79타수 34안타)에 달했다. 특히 절반 이상인 6개의 홈런을 주자 있을 때 때려냈다. 순도 만점이었다. 단순히 홈런 숫자만으로 '4번타자' 김태균의 가치를 평가할 수 없었다. 이날은 경기 전 송광민이 손바닥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정근우도 오른 햄스트링 통증으로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승리를 위해서는 김태균의 한 방이 절실했다.
본인의 마음고생도 심했다. 전날(9일) 팀이 0-1로 뒤진 2회초 1사 1, 2루 상황에서 넥센 서건창의 땅볼 타구를 다리 사이로 빠트리는 실책을 범해 대량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팀도 1-13으로 대패했다. 한화는 지난 2경기에서 4득점 30실점하는 등 부진으로 시즌 최다인 7연패 늪에 빠졌다. 스스로 어마어마한 책임감을 느꼈을 터.
이날 한 방으로 모든 것을 만회했다. 첫 타석부터 김태균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팀이 1-0으로 앞선 1회말 무사 1, 2루 상황에서 넥센 선발 하영민의 4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짜리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가운데 몰린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받아쳤고, 타구는 마치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1회부터 팀에 4-0 리드를 안긴 값진 한 방이자 이날의 쐐기포였다.
김태균은 이후 3타석서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지만 날카로운 외야 뜬공으로 상대 간담을 서늘케 했다. 무엇보다 김태균의 첫 타석 3점포로 넉넉한 리드를 등에 업은 선발 앤드류 앨버스도 6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비자책) 호투로 시즌 3승(8패)째를 따냈다. 무려 81일 만에 따낸 승리다. 팽팽한 승부를 펼치다 한 순간에 무너지곤 했던 앨버스는 초반부터 넉넉한 리드 속 편안하게 투구할 수 있었다.
김태균은 이번에도 한 방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날 실책의 아픔을 털고 4번타자로서 역할을 완벽 수행했다. 잊을 만하면 터져나오는 김태균의 4번타자 본능이 7연패에 빠져 있던 한화를 깨웠다. 김태균은 경기 후 "한 번 이기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팬들께서 박수 많이 쳐주시는 것 보면서 한편으론 미안하기도 했고, 변함없이 응원해주시니 열심히 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좋은 활약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 김태균이 홈런을 터트린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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