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라이언 타투스코가 국내 무대 데뷔 후 3경기를 치렀다. 장단점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구위는 뛰어나지만 제구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타투스코는 올 시즌 3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8.76(12⅓이닝 12자책)으로 부진하다. 성적만 놓고 보면 지난달 짐을 싼 케일럽 클레이(10경기 3승 4패 평균자책점 8.33)보다 딱히 낫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첫 등판에서는 4이닝 동안 볼넷 하나만 내줬으나 8안타를 맞고 무너졌고, 최근 2경기에서는 8⅓이닝 동안 볼넷 11개를 내줬다.
타투스코는 마이너리그 통산 212경기에 등판, 45승 53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93을 기록한 우완투수. 트리플A 3시즌 통산 성적은 65경기(34 선발) 13승17패 평균자책점 3.87로 좋았다. 한화 입단 전까진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 산하 트리플A 시라큐스 치프스서 14경기 5승 5패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79이닝 동안 삼진 51개를 잡아내며 볼넷은 30개였다.
그런데 국내 무대에서 12⅓이닝을 소화하며 볼넷이 12개다. 무엇보다 한 번 무너지면 겉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패턴이 문제다. 지난 2일 잠실 LG전서는 1회 손주인과 박용택, 이진영, 이병규(7번)까지 4명의 타자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한화 김응용 감독은 "깜짝 놀랐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꾸준한 러닝으로 하체를 발달시켜야 제구도 잡힌다"는 쓴소리를 했다.
전날(11일) 두산전서는 3회까지 볼넷 2개만 내주고 노히트(1실점) 행진을 이어갔으나 4회 또 다시 볼넷으로 무너졌다. 팀이 5-1로 앞선 4회말 선두타자 민병헌과 김현수에 연속 안타를 내준 뒤 홍성흔, 이원석, 오재일을 나란히 볼넷으로 내보내며 연속 밀어내기로 실점했다. 결국 3이닝 2피안타 5볼넷 4실점(3자책)하고 물러나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팀이 9-6으로 승리한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전날 타투스코의 투구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자. 73구를 던졌는데 스트라이크는 32개에 불과했다. 비율은 43.84%였다. 직구와 커터를 섞어 던졌고,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나왔다. 문제는 초구 스트라이크. 이날 16명의 타자를 맞아 초구 스트라이크를 꽂아넣은 게 단 4차례에 불과했다. 특히 2회까지 상대한 7명의 타자에겐 모두 초구 볼을 던졌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도 심했다. 효과적으로 구사한 유인구에 타자가 속지 않아 내주는 볼넷과 스트라이크 존에서 확연히 빠지는 공으로 내주는 볼넷은 질적으로 다르다. 그런데 이날 타투스코가 5회 3타자 연속 볼넷을 내줄 때 상황은 후자에 가까웠다. 4회초 오재일과의 승부에서는 초구 직구가 포수 정범모가 잡을 수 없는 위치로 흘러가는 바람에 추가 실점했고, 또 다시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를 떠났다.
올 시즌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6.33으로 리그 최하위(9위)다. 선발진은 이태양을 제외하면 아직 확실히 믿을 수 있는 카드는 없다.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앤드류 앨버스가 지난 10일 청주 넥센전서 81일 만에 3승을 따내며 반전을 기대케 한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타투스코는 아직 적응 중이다. 그리고 제구 불안이라는 단점 하나를 확실히 노출했다. 이를 떨쳐내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다. 그게 아니라면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한화로서도 타투스코가 등판하는 날 '타고투저 스코어'가 나오는 게 반가울 리 없을 터.
이제 3경기 치렀으니 단정짓기는 이르나 지금의 패턴이 계속된다면 좋을 게 없다. 과연 타투스코가 다음 등판에선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한화 이글스 라이언 타투스코.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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